올리버 제퍼스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서, 또 욕심냈다.

그의 책을 겨우 한권 갖고 있는데, 오프라인 서점에서 다 읽어버린 책과 더불어, 작가의 그림 세계에 빠져들었다.

우연히 읽게된 책은, 아직 구입에까지 이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새책이 나와서 겸사겸사 구입해봤다.

막내 조카에게는 어쩌면 어울릴 수도 있는 책이지만, 그냥 내가 갖고 있기로 했다. 언젠가 집에 놀러오면 보여주는 걸로 끝내련다.

음, 내용은 크레용들이 제각기 하소연 하는 건데, 많이 사용하는 크레용도 적게 사용하는 크레용도 나름의 불만이 있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많이 사용하는 크레용이 그래도 덜 사용하는 크레용보다는 행복한 게 아닐까 싶은데...

마지막 장면엔 모든 크레용을 이용해서 멋진 그림을 그리는 걸로 마무리하는데, 그런 두루두루 사용을 미덕으로 생각하는가보다. 작가의 생각엔.

동화책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만 한건 아닌 것 같다. 작가의 의도도 파악이 안 될때가 많고, 뭔가 어른의 시각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럼, 아이들은 어떨까?

전적 어른인 나를 위한 만남이었지만, 꼬마가 있다면 꼭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기회가 되면, 올리버 제퍼스의 다른 책도 꼭 다 만나보고 싶다.

아이의 수준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있는데, 그런 그림조차도 내겐 따라할 수 없는 무엇이라서, 정말 그림에 대한 동경으로 만나게 되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다시 태어나면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또 이 책을 만나본 것 같다.

내겐 역시 글을 쓴 작가보다는 그림 그린 작가가 눈에 확 들어왔던 책.

궁금했고, 궁금증을 풀 수 있는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