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된 책. 언제부터인가 눈에 띄는 책이긴 했지만, 그닥 흥미를 끌진 않았다. 그런데, 살짝 들춰보니, 영화로도 제작됐던 글을 쓴 사람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짐 캐리 주연의 영화. 그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보고싶었던 바, 그 영향으로 만나봤다.

소설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장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네. 작가의 경험을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긴 책인 것 같다.

서른을 앞둔 남자의, 옛 주소록 갱신기라고 할까.

이십대 때엔, 서른에 대한 생각을, 그러니까 궁금증이랄까, 내 미래에 대한 상상이 되지 않아, 궁금했던 것도 같은데, 막상 서른을 맞을 때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맞이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책을 쓴 대니 월러스는, 그도 생일 파티를 연 그닥 친하지 않은 친구 덕에, 뭔가 자극을 받고 실행에 옮겼는데, 그렇더라도, 약간 보편적 정서를 안고, 친구 찾기에 나서는 이야기로 보면 될 것 같다.

12명의 친구 찾기. 그 인원이 결코 적은 건 아니라고 보는데, 글쎄, 인생의 우선 순위에 따라 공감이 되거나 안되거나 할 것 같은 내용이었던 것 같다.

기대이상 재미난 부분도 있었고, 어떻게보면, 문화적 차이랄까 그런 게 있는 고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 듯하긴 하나,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 책이다. 그리고 문득 원서로 만나보면 어떨까 싶어지는, 책을 다 읽고나니, 욕심이 나는 그런 이야기였다. 친구에 대한 그런 여행기가 정말 아무나 그럴 수 없다는 점에서,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우정은 일방적이 아닌 쌍방향이란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내가 갖지 못한 그런 우정이 새삼 부러웠던 책. 하지만, 이 책 역시, 내가 얼마전부터 마음 속에 그려본 친구찾기에 다시금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을 줬다.

이십대가 그러했듯, 삼십대도 한순간에 휘리릭 지나갈 것 같은 이 기분.

모습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생이 그닥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