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먼저 읽은 [지붕 위의 수레바퀴]보다 훨씬 짧은 내용을 담고 있다. 글쓴이도 그림그린이도, 먼저 읽은 책과 같지만, 내용면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의 이야기 같은.

이 책 역시, 책 표지 그림은 그닥 눈에 띄지 않는다. 먼저 읽은 책과, 어떤 의미를 둬서 그런지, 함께 나란히 자리잡고 있어서, 나란히 들고온 느낌이 든다.

그래, 작가만 보고 읽게 되는 이야기.

그런데 이 책도 나름의 매력이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개와 닭을 그린 그림에서, 뭔가 익숙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모를수도 있는 특징들을 잘 그려낸 그림처럼 보였다.

그림을 잘 몰라서, 얼마만큼 그리기 쉬운지 어려운지 모르겠지만, 쉬워보이는 그림 속에, 그렇지 않을 거란 짐작을 해본다.

이 책 역시, 그림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줬던 것 같다.

닭이나 개의 묘사 문장이 나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림이 주는 여백의 미도 있었던 것 같고, 내겐 그림보는 낙을 빼놓을 수 없었다.

집 없는 개가 한 가족처럼 인정받는 과정을 그린 동화로 보면 될 것 같다. 닭이 달걀을 품어 병아리가 탄생하는 장면에서, 묘한 생명력을 실감했고, 비슷한 작품이 또 있을 것도 같은데, 비교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역시,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동물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동물을 사랑하는 주인아저씨도 친근한 인상을 남겼고.

기대이상 잘 읽은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