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이 꿈꿔왔던 유토피아로의 여행

얼마전 모 프로그램에서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를 보고선 크게 감동받은 적이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 강의 다음으로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이 아니었던가 싶다. 사마천이 쓴 사기와 관련된 내용들을 쉽게 설명해주시는 김영수 선생의 모습을 보고 홀딱 반했었던 나였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방송했던 사마천의 사기를 다시 금 되돌아볼 수 있는 책이 나와서 반가움 따름이다.

<난세에 답하다>라는 책은 사마천이 쓴 사기를  중심으로 씌여진 책이다.
권수만 130권에, 글자 수가 52만 6,500자에 이르고 130권을 다시 본기(本紀) 12권, 표(表) 10권, 서(書) 8권, 세가(世家) 30권, 열전(列傳) 70권으로 구성 되어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책을  <난세에 답하다>한 권으로 사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난세에 답하다>에서는 이 처럼 대단하고 훌륭한 책인 사기를 읽어야만 하는 이유 1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재미있고, 감동이 있으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진퇴의 지혜'를 알 수 있고,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있고, 능력은 있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참된 복수관이 있으며, 사기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고, 미신을 철처하게 부정하는 책이며, 실용적이면서도 윤리적인 경제관이 잘 드러나고, 세태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있으며, 인간의 천재성과 창의성을 모두 맛볼 수 있고, 중국의 축소판이 사기에 들어있으며, 마지막으로 사기에서 '인간 사마천'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점들만 보더라도 사마천이 쓴 사기가 어떤 책이며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럼 지금부터 사마천이 쓴 사기를 중심으로 씌여진 <난세에 답하다>를 맛 봐 보기로 하자
이 책 <난세에 답하다>는 총 9부로 구성되어 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제 1부] 사기의 탄생 
:그 당시에 가장 치욕적인 형벌이었던 궁형을 당하면서까지 사마천이 살아남은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부분을 읽고 '사마천'이란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 부분이다.

[제 2부] 와신상담의 변주곡 오월춘추
:춘추 시대에서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오월춘추 시기에 활동했던 인물들과 그들과 관련된 고사성어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오자서의 일모도원, 오나라 왕 부차와 월나라 왕 구천의 와신상담, 오월동주의 매력남 범려, 원수를 재상으로 기용한 제환공, 낙천과 유머로 고난을 이겨낸 진문공, 외부 인재 기용의 선구자 진목공, 귀 열린 지도자 초장왕 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 부분은 이 책을 읽는데 있어서 여러분에게 큰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다.

[제 3부] 천하를 통일한 진제국의 비밀
:진시황의 지하 세계와 진시황릉의 비밀에 대해 말해준다. 특히 '진용(秦俑):흙으로 빚어서 만든 진나라 인형)'이라 불리우는 '병마용갱' 을 보면서 무궁무진한 중국의 소프트 파워에 부러움을 느낀 부분이다.

[제 4부] 세상을 꿰뚫는 사기의 통찰력
:사기를 통해 2,000년의 시간과 그 시간 속 주인공들이 빚어낸 지혜와 통찰력의 성어, 명언, 명구 등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완벽(完璧), 완벽귀조(完璧歸趙), 적반하장(賊反荷杖), 대분망천(戴盆望天), 도삼촌설(掉三寸舌), 유세(遊說), '유혈이 낭자(狼藉)하다.' 다다익선(多多益善), 배수지진(背水之陳), 사면초가(四面楚歌), 원교근공(遠交近功) , 우어기시(偶語棄市), 곡학아세(曲學阿世), 과유불급(過猶不及)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  "닭 대가리가 될지언정 소꼬리는 되지말라."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란 말이냐" 등등 사기에 소개된 성어나 명언, 명구 등을 그 유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으니 읽으면서 그 유래에 대하 곰곰히 음미해 보시길 바란다.

[제 5부] 살아남는 자와 사라지는 자
:사기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형태의 개혁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제 6부]통찰의 인간경영
:사마천이 사기를 통해 말하는 이상적인 인간관계에 대해 설명한다.
'관표지교(管鮑之交)' 부터 '지음' 에 이르기까지 사기에서 소개하는 우정에 대해 그 유래와 함께 이야기한다. 이 부분도 이 책에서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유비와 제갈량의 '수어지교'  백아와 종지기의 '망년지교'  조나라 무인 염파와 문인 인상여의 '문경지교' 동창생에서 원수 사이로 변한 '손빈과 방연' 등 이 부분에서 설명하는 고사성어의 유래만 읽어도 시간가는 줄 모를 것이다.

[제 7부] 두 얼굴의 관료
:공직자들의 초상을 보여주는 네 편의 열전 <순리열전>, <급정열전>, <유림열전>, <혹리열전>을 통해 2,000여 년 전의 공직자 모습이 어떠했으며 어떤 공직자가 바람직한 공직자인지에 대해 말해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지금 대한민국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꼭 읽혀주고 싶은 바람이 있다.

[제 8부]사마천의 경제철학
:사마천이 사기에서 말하고 있는 이상적인 부자의 모습에 대해 설명하고 사마천이 생각하는 경제철학에 대해 설명한다.

[제 9부] 흥망을 좌우하는 인재의 조건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인재가 결정한다고 했던 사마천의 말 처럼 인재가 갖춰야 할 조건들을 제시하며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읽고 2,000여년 전에 사마천이 사기를 쓰면서 느꼈을 고통과 환희를 생각하니 그 위대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질뿐이다.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책이고, 좋은 내용들이 많아서 두고두고 보면서 이 책 속의 내용들을 곱씹어 볼 생각이다.

요즘 전 세계는 위기에 빠져있다. 그 위기는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고 했지만 영웅이 탄생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기대감을 이 책 <난세에 답하다>가 충분히 채워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난세의 치욕을 당하면서도 그 치욕을 "사기"라는 결과물로 승화시킨 사마천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요즘같은 난세에 이 책<난세에 답하다>가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믿음을 회복시켜 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이신 김영수님이 이 책의 말미에 쓴 글로 마지막을 대신하려 한다.

 <사기>를 읽지 않고 세상과 인간을 안다고 말하지 말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