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권태롭고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소와도 같은 존재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나 업무에서 권태로움이나 벅참을 느낄 때 배낭하나 들쳐메고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닫게 되면서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씩씩하게 본업으로 돌아가곤 한다.

여행의 의미는 그런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며, 권태롭고 벅찰 때 힘을 다시 실어주는 묘약과도 같은 것이 여행인 것이다.
요즘처럼 힘들고 어려울 때 어렵다고만 할 게 아니라 없는 시간이라도 내서 배낭하나 들쳐메고 근교라도 한번 떠나보시라!!
공기부터가 다를 것이며,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본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여행에서 배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여자의 몸으로 인도부터 시작해서 모로코, 이집트, 레바논, 네팔, 태국, 일본, 이란, 파키스탄, 스페인, 파리, 영국, 터키, 남아공, 탄자니아 등 아시아부터 시작해서 유럽, 아프리카를 제 집 드나드는 것처럼 드나드는 도보여행가 김남희氏.

배낭을 꾸려 여행길에 오른 지 7년째인 그녀, 그리고 그녀가 여행한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 낸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이 책에서는 그녀가 지금까지 여행한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인도에서 만난 동갑내기 마미코와 히데키를 통해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토로할 수 있었고, 인도의 맥그로드 간즈에서 만난 잠양과 빼마에게선 혼자 꾸는 꿈은 꿈에 머물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이치를 깨달았으며, 태국의 치앙마이에서 만난 조단에게선 사람을 대하는 따뜻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그녀의 열혈팬이었던 D(동성애자로 커밍아웃)가 보낸 편지를 통해선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편견과 벽을 허물수 있었다.

7년이라는 세월동안 타국의 오지를 여행하면서 그녀가 느낀 건 무엇일까?

“한때는 꽃을 사모했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가슴에 사무친다.” 
(라오스 옥상 벽에 쓰여 있던 누군가가 적어놓은 글, 4쪽)

한때 그녀도 꽃만 사랑하고, 꽃핀 나뭇가지만을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지만 크고 작은 실수를 거듭하며 인생이 내 뜻대로 풀리는 것만은 아니라는 진리를...
모두가 꽃이 될 수 없는 세상에서 꽃만 예쁘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좁고 얕은 생각인가를...
이제는 꽃 아닌 것들도 다 예쁘고, 고단한 삶을 견디는 존재들이 한없이 눈물겹단 사실을...

7년동안 세계 곳곳을 여행을 했으면서도 아직도 여행이 고프다는 그녀.
내가 힘들고 괴로워할 때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도 힘들고 괴로워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여행’을 하면서 위안을 받고 용기와 희망을 가졌다는 그녀를 보면서, 우물 안 개구리마냥 모든 짐을 홀로 짊어진 채 힘들어하는 내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알게 되었다.

이번 주말엔 시간을 내서라도 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산이든 바다든 어디든지 달려가서 이 세상엔 아름다운 꽃만 있는 게 아니라 잎도, 줄기도, 뿌리도 있다는 걸 느끼고 싶다.
그래서 내 안에 잠재되어 있었던 우물 안 생각들을 모두 떨쳐버리고 돌아오리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