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요리를 통해 인류의 기원과 진화의 역사를 밝히다

요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요리는 인간의 마음을 풍족하게 하고, 몸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며, 오감을 자극해서 엔도르핀을 돌게 하는 매개체가 아닐까? 아침에 다닥거리는 도마질 소리가 알람이 되어 잠에서 깨면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온 방안에 퍼지면서 오늘 아침도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요리, 이런 요리가 있었기에 우리가 먹는 양식의 가치가 올라갔고, 우리의 몸과 두뇌, 시간 사용 방법, 사회생활 방식에 대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본다. 그렇다면 요리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

화석 기록에 의하면 우리네 조상들은 직립 보행을 했다는 점 이외에는 주로 비인간 유인원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몸집은 침팬지만 했고 나무를 잘 탔으며 유인원과 비슷한 크기의 복부와 튀어나온 입을 가진 그런 원시인같은 존재가 우리네 조상이었다. 시간이 흘러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하빌리스가 출현하게 되고, 다시 직립 원인으로 발전한 후 지금의 인간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무엇이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이의 하나인 호모속(屬, 종(種) 바로 위의 분류단계)을 탄생시켰는가? 이 명제에 대한 해답이 리처드 랭엄 교수의 『요리 본능』에서 다뤄지고 있다.

유인원에서 인간이 되기까지 ‘종의 변화를 일으킨 것은 불의 사용과 익힌 음식의 등장’이라고 랭엄 교수는 말한다.

“언어를 제외하고 인간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발전이 불피우는 기술”이라고 평가한 다윈의 말처럼 불을 통해 살아있는 것들을 불로 익혀 먹음으로써 종의 변화는 계속되어왔고 ,지금의 인간으로 진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블로 익힌 음식은 날것보다 소화하기 쉽고, 익힌 음식에 적응한 덕분에 더 작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소화를 잘 시킬 수 있는, 별도의 진화적 이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토대로 수많은 실험과 이론, 가설들을 통해 리처드 랭엄 교수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위대한 발명은 도구도, 언어도, 농경도, 문명도 아닌 바로 요리라고 이 책『요리 본능』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불을 이용하게 된 것은 아마도 문화뿐 아니라 신체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자연 선택의 압력이 어떤 분야에서는 높아진 반면 또 다른 분야에서는 낮아지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날고기와 생야채만으로 구성된 식단이 익힌 음식으로 대체되면서 씹고 소화시키고 영양을 흡수하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본문 59쪽 中)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같은 존재에서 보다 인간적인 존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한 결정적인 요인은 화식의 도입이라고 칼턴S.쿤이 『인간의 역사』에서 밝혔는데 그러고 보니 이성의 판단 유무를 배제한 채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을 설명하라면 동물은 생식을 한다는 것이고, 인간은 불로 음식을 요리해서 먹는다는 게 가장 큰 차이지 싶다. 인간이 불을 사용해 익힌 음식을 먹음으로써 얻은 풍부한 열량은 지구상 그 어는 종보다 큰 두뇌를 가질 수 있었고, 결국 고도로 발달된 언어와 문명사회를 이룩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요리이자 불을 사용한 요리의 발견이라는 리처드 랭엄 박사의 주장들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문학·책, 요리본능, 리처드랭엄, 조현욱, 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