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1년도 전에 산 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그때만해도 무라카미 류의 식스티 나인 초반부는 나에게 집중하기 몹시 어려운 책이었다.

1969년대라는 것이 나와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일본의 시대적 상황과 그 시절의 각종 팝송노래까지도.

 

그리고 1년 후 이제서야 읽게 된 식스티나인은

그때의 초반부의 지루함이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몹시 재밌었다.

 

아니 진지하고 엉뚱한 사차원 상상력과 섹스가 난무할 것만 같았는데

이런 재미있는 소설을 썼다니...오맙소사 하는 감탄어와 더불어

책을 읽는 내내 풋풋 실소를 금치 못했다.

 

주인공은 고교시절 거대한 목적의식을 내세우며 혁명을 주도하지만

사실은 시대적 사상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라

이 혁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혁명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몹시 재밌고

주인공의 겉 허세와 다르게 진실한 속마음이 드러나는 문체의 흐름이

시종일관 정말 재밌었다.

 

또한 한명 한명 살아숨쉬는 듯한 캐릭터들의 향연도 볼만하다.

여자 주인공 한명 한명에 대해 애칭을 짓고 상상력을 돕기도 하며

아다마나 이와세 유지 하코? 등등

혁명에 동조하기 위해 제법 많은 인물이 등장함에도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그런지-

각기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인물로 실감나게 묘사되었다.

 

이 책은 무라카미 류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니 더욱 더 신기하다.

정말 재밌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