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한국만화 시리즈를 받아 들었을 때는 무척이나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의 이런 마음은 무참히 깨져 버렸다. 예상했던 것보다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예전부터 역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던 나로써 생소한 단어들과 이름들이 많이 나와서 그랬던 것 같다.

1권부터 5권까지 총 5권의 중에 내가 끝까지 다 읽은 것은 구운몽도 밖에 없다. 구운몽도는 원래 소설이었기에 책의 내용도 소설의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그리고 그림을 이용한 소설의 내용을 풀어주고 시대적 상황에 비교해 다른 작품과 비교를 해주어 그나마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예전부터 구운몽과 구운몽도의 이름만 들어 봤지 한 번도 읽거나 본 적이 없었다.( 혹시 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내용이나 그림이 다 낯설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번 키워드 한국문화 ‘구운몽도’를 통해 읽게 된 게 너무나 잘 된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이나 그림에 대한 것 그리고 그 주위의 여러 가지 설명까지 곁들어져 쉽게 설명함과 동시에 구운몽도에 대해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백성에서부터 영조임금까지 읽었다던 구운몽. 책의 뒷부분에 가면 게일이라는 선교사까지도 구운몽을 번역했다고 한다. 그런 구운몽을 나는 이제야 접하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영조도 선교사 게일도 모두 빠져들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줄거리도 재미있지만 마지막 양소유가 세상의 헛됨을 깨닫고 불교의 귀의하는 모습을 보며 책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종교적인 것을 떠나 세상의 욕심이 헛되다는 것을 알고 그의 삶을 지향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구운몽도 라는 제목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림에서도 상당히 몽환적인 요소가 짙었다. 보고 또 봐도 구운몽도의 그림은 확실히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몽환적이다. 내 생각이긴 하지만 그림의 구도와 색 때문에 그러지 않나 생각해 본다. 정면에서 보는 듯 하면서도 위에서 보는 구도와 그림의 색이 바란 듯한 느낌이 합쳐지면서 구운몽도 라는 제목에 합당한 그림이 나왔다.

 

구운몽도의 미학이라는 차례에서 속임수의 축제라는 부분이 나온다. 그곳을 보면 양소유를 속이고 또 양소유가 속이는 부분이 자세히 나온다. 장난에 가까운 속임수로 독자들을 웃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구운몽에서 이 속임수부분을 들어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책을 읽다보니 속이는 부분에서 미소를 머금게 하는 힘이 있었다.

 

다른 책보다 읽기 쉬웠던 구운몽도. 그럼에도 왠지 멍한 머리는 나도 꿈을 꾸는 듯한 느낌으로 읽게 되어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