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의 제목과 차례를 보고 세계 각국의 요리에 대해 알 수 있고 따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그저 앤서니 보뎅의 세계 각국의 음식 에세이였다. 세계 각국의 요리는 알 수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요리를 배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요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색다른 즐거움도 있었다.

책에서는 총 11개 나라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 중 마음에 남았던 몇가지 이야기를 적어보려한다.

· 프랑스 - 카페 상트랄이라는 작은 카페(아니, 카페라고 하기엔 뭐한 것 같다. 그 안의 풍경을 보면 영화에서 흔히 봐 오던 시골의 음식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앤서니 보뎅이 어렸을적 가족들과 함께 자주 갔다던 그 음식점은 다시 찾아 갔을 때 이름도 바뀌고 인터리어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음식점의 그 맛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변함없는 맛에 그는 실망하고 만다. 그의 입맛은 어느새 동네 음식점을 벗어나 세계 최고만을 먹어왔던 입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앤서니 보뎅이 놓치고 있는 한 가지가 생각났다. 그것은 바로 환경이다. 그가 그 음식점을 좋아 했을 때의 환경은 투박하면서도 편안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외식이었다. 지금의 그의 상황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그는 최고를 찾아 떠나는 것이었지 옛 맛을 찾아 떠난 것이 아니었다.

· 일본 - 일본하면 생각나는 음식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라멘, 낫토, 초밥, 생선... 이 책에서는 생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 중에서 눈이 갔던 것은 복어였다. 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복어의 묘미는 바로 목숨을 담보로 먹는 그 맛일 것이다. 회를 안 먹는 나로서는 절대 도전하지 않을 모험이지만 일본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해마다 몇 명의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그 맛에 끌려 계속 찾는 것을 본다면... 그러나 앤서니 보뎅은 복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앞으로 복어를 맛볼 분이 계시다면 죽음의 두려움을 완전히 이겨내고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 복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한끼’를 위해 지구를 수 없이 돌아다닌 그를 보며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 일을 즐기고 있었다. 자신의 행복을 찾아 하루하루 내딛고 있었다. 아직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내게 이 책은 새로운 마음이 들게 하는 또 다른 길잡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