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글을 써 내려간다.

많은 사람들이 애도하는 사람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고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갖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책을 읽어가면서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이 그들을 생각하게 하고 변화시켰던 것일까? 이 의문을 품으면서 책을 읽어내려 갔다. 좀처럼 알 수 없었던 답은 이 책을 다 읽어 갈 때쯤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애도한다는 것은 무엇이었나. 책에서 그것은 마음에 담고 새긴다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기억만은 아닐 꺼라 생각한다. 그의 애도 방법을 보면 그는 사랑받았던 일, 사랑했던 일, 감사받았던 일을 통해 애도를 한다. 그것은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 기억되고 되살아나고 함께 하기를 바란 것일 것이다. 죽은 자가 어떤 사람이었건 누군가에게는 사랑한 사람으로 사랑받은 사람으로 감사한 사람으로 남길 바란 것이다.

 

시즈토는 왜 애도에 집착하는 것일까? 처음 그것은 자신의 연약함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새와 할아버지, 소아과 병동 아이, 그리고 친구의 죽음 앞에 자신의 마음을 지키지 못했기에 이제는 오직 한 길만이 보인 것이다. 그러나 애도하는 길을 가며 그는 변하기 시작했다. 마음을 굳게 했다. 자신이 먼저 강해지고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죽은 자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애도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사랑과 감사를 바라보는 그의 애도에 불량한 삶을 살던 사람도 무력한 삶을 살던 사람도 변화되어 사랑과 감사를 찾게 된다. 처음에는 약했던 그가 이제는 남을 변화시키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보기에는 부족했다. 모든 사람을 많은 사람을 애도하지 못함에 안쓰러워 했다. 그래서 더욱더 사랑을 멀리하고 가족을 멀리하면서 애도에 집착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의 죽음을 자세히 아는 누군가가 그때마다 가슴에 새겨주길 꿈처럼 바랄 때가 있습니다.’ - 613쪽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닿았던 문장이다. 모두를 애도할 수 없었던 시즈토의 마음이 전해진 문장이다. 누군가를 애도한다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나의 기억을 되돌려 봐도 죽을 사람을 애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리거나 기도를 한 적은 있다. 비록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러나 이미 죽어버린 사람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간 적은 없다. 나의 가족이라 할지라도…….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이런 마음에도 요동이 일기 시작했다. 비록 큰 호수의 작은 돌에 의해 생긴 요동이라 할지라도. 그 요동이 사라지지 않고 호수 전체를 흔드는 날이 온다면 변해있는 나를, 죽은 누군가를 마음에 새기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