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화났다>를 읽으며 아이와 서로 부등켜 안고 엉엉 울었던 생각이 납니다. 최숙희 작가님의 책은 늘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동화인 듯 해요. 그래서 이번 신간 <모르는 척 공주>도 무척 기대가 되었답니다. 책 그림이 예쁘고 화사해서 처음 반하게 되었지만, 그 내용까지도 예쁜 최숙희 작가님의 책, 이번 책 역시도 예쁜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번 읽은 책 처럼 엄마의 마음을, 또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인 듯 하여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르는 척 공주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모르는 척 자기의 할 일만 합니다. 마치 사나운 용이 혹은 무서운 호랑이가 으르렁 대는 것 같은 소리에 겁이 났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지만, 모르는 척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다음 날에도 모르는 척 공주는 궁금한 것도 참고 그저 자신의 할 일만 할 뿐이었어요. 그러다가 만난 작은 새와 생쥐, 씩씩거리는 꼬마용과 용감할 것 같지만 사실은 울것만 같은 왕자를 만나게 되었답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터놓으면서 함께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내듯 울음보가 터진 아이들, 그 소리가 멀리멀리 퍼지자 엄마 아빠들이 싸움을 멈추고 달려옵니다. 아이들은 그날 밤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어요.

책을 읽으며 아이를 슬쩍 바라보니 눈가가 촉촉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부부싸음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아직 아기인 동생때문에 힘들어하거나 지쳐있는 엄마모습을 보며 아이도 많이 눈치를 보곤 했었습니다. 때로는 동생때문에 참아야하는 일들, 양보해야하는 것들이 많았을텐데요. 기분이 상했어도 아무렇지 않은 척 눈을 여러번 껌뻑이며 눈물을 참곤 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많이 미안해졌답니다. 늘 환하게 웃어주는 엄마이고 싶지만, 때로는 감정조절을 잘 못하는 엄마이기에 아이에게 많이 상처를 주지 않았을까 싶어 반성도 많이 하였습니다. 지난 번에 읽은 <엄마가 화났다>에 이어서 아이보다는 엄마에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 <모르는 척 공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