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기대를 하고 가장 비싸다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해서 읽은 책이다.

그러나, 나도 알고 있긴 했지만 한마디로 청소년 소설이다. 어린이소설이나 청소년소설들은 온라인으로 검색해봤을 때와 실물을 봤을때는 그 느낌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다소 유치함에 실망을 하게 된다는... 그런 약점이 있다.

하지만, 독자의 내가 성인이라는 것이 문제지 책내용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엄연히 청소년문학으로 분류가 되어있지 않느냐는 말이다. ㅋㅋ

 

다소 실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난 이 책에 여전히 애정을 가지고 있다. 나와 같은 입장의 "엄마"라는 사람이 나오고, 그의 아들이 나오며, 동화적인 신비한 마법(요정)의 세계도 존재하며, 현실적인 가정생활도 나오기 때문이다. 즉, 나와 책을 연결해주는 공통분모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하드커버로, 표지가 매끈하고 크기도 아담하고, 책 외형 자체가 아주 맘에 든다. 표지그림도 이쁘고 자주색 바탕도 매우 호감이 간다. 자꾸 만져주고 싶은 책이다.

 

주인공은 엄마와 큰아들. 두 사람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관점이 두개라는 뜻이다. 시대적 배경은 현대. 인터넷 메일이 아주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엄마가 생일전날 갑자기 사라진다. 사라진다는 것은 엄마 이외의 사람(가족이나 이웃)들의 눈에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다. 엄마 자신은 자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린 시절로 돌아간 상태의 자신을 보게 된다. 돌아가신 친정엄마를 만나게 되는데, 친정엄마는 아일랜드 전통의 신비함이 몸에 배이신 분이다. 주술사같이 마법의 약도 만들고, 요정도 등장하고, .... 결국 친정엄마가 알려주신 주술의 힘으로 엄마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대략적인 내용은 여기까지다.

 

단순한 이야기이다. 마음을 졸이게 하는 스릴감은 없다. 동화처럼 편하게 읽되, 가정의 따스함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엄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십대 소년의 어른스러운 마음은 또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번 해보고, 학창시절에 나는 어땠었지 하는 추억도 한번 돌이켜보고, .... 그러면서 휴식의 시간이 되었던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내가 어렸을적 읽었던 책에 대한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어린 시절에 읽은 책은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데, 지금 같은 책을 읽는다면 느낌이 다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얼마나 가슴을 뛰게 했는지, 별 것 아닌 것에도 얼마나 큰 감동을 느꼈었는지 그 느낌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어릴적 읽은 책을 이따금씩 서점에서 검색해 보지만, 동일한 책은 (당연하겠지만) 이제는 찾을 수 없고,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다른 판의 책을 찾아내기는 한다. 그래도 선뜻 구입을 하게 되지는 않게 되는데 그 이유는 예전에 느꼈던 감동마저 지금 읽으면 잃어버릴까봐 두려워서이기도 하다. 그냥 느낌만 간직하고 싶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나와는 또다른 감동을 분명 느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