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작가로 유명한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작이다.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 초라한 우체국에서 일하는 크리스티네는 미래에 대한 희망도 꿈도 없이 병든 어머니를 모시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전쟁과 가난으로 정신과 육체가 모두 비폐해진 그녀에게 어느날 미국에 거주하는 부유한 이모로부터 초장장이 날아들어

스위스의 최고급 휴향지로 휴가를 떠나게 된다.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주눅 들어 고개조차 들지 못하던 그녀는 이모의 도움으로 변신, 다른 신분으로 태어난다.

그러나 그런 도취도 잠깐, 그녀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자신의 평판이 나빠질 것을 두려워한 이모는 그녀를 고향으로

돌려 보낸다.

휴가중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크리스티네는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지만 그 생활을 견딜 수 없다.

그러던중 전쟁에서 부상으로 변변한 일자리도 얻지 못하는 페르디난트를 만나 그와 우정을 나누지만 가난한 그들의 앞날은

암울하기만 하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어느 한 순간에 대한 열망,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우리를 둘러싼 빈부의 격차와

사람들의 허위의식은 씁쓸함과 함께 진한 여운을 남긴다.

 

" 그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감동에 휩싸여 마음속 가장 깊은 곳까지 흔들린 여자는 난생 처음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의 영혼은 신비스러울 정도로 부드럽고 탄력 있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단 한 번의 체험만으로 무한대로 커질

 수 있고, 그 비좁은 공간에 온 세상을 담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 117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