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유리를 먹는 사람들, 손가락에서 은행나무가 자라는 사람, 고양이가 되고 싶은 거구의 남자, 시간을 잃어버리는 타임
스키퍼, 도플갱어, 변화된 종의 징후, ’징후를 가진 사람들’혹은 심토머(Symptomer)들의 이야기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그들의 기록을 모아놓은 13호 캐비닛은 처음엔 그저 유쾌한 농담정도로 생각되었다가 소설이 진행
될수록 나의 그리고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밀려든다.
정말 정상적인 삶이란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그들의 눈으로 본다면 우리의 삶이 비정상적인건 아닐까?

" 무서워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견딜 수 없는 시절은 없어요. 
그런 시절이 있었다면 나는 지금까지 살아 있지도 않을 거예요.
우리는 행복한 기억으로 살죠.
하지만 우리는 불행한 기억으로도 살아요.
상실과 폐허의 힘으로 말입니다."     - 107p -

" 우리는 불안 때문에 삶을 규칙적으로 만든다. 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삶을 맞춘다. 우리는 삶을 반복적이고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해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만든다. 습관과 규칙의 힘으로 살아가는 삶 말이다. 
하지만 효율적인 삶이라니 그런 삶이 세상에 있을까?
혹시 효율적인 삶이라는 건 늘 똑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죽기 전에 기억할 만한 멋진 날이 몇 개 되지 않는 삶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 182p-

" 이야기는 세상에 있는 것이고 작가는 그 이야기들을 그저 캐비닛에 담아두는 사람이죠,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 
모순되고, 서로 이질적이며 화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라 하더라도 작가는 그것을 캐비닛에 담아둬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들의 편견과 무관하게 세상에 한 덩어리로 존재하고 있고, 작가는 그저 그것을 담아두는 텅 빈 캐비닛에 불과한
거니까요"              작가의  인터뷰 중에서 - 380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