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욕망의 사회적 속성을 밝혀간다
인간의 욕망에는 출발점이 다른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생물학적 욕구에 의한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사회적 관계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 둘 중 보다 주목되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서 출발하는 욕망이 아닐까? 사람은 사회적 관계를 벗어난 삶을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여 사람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욕망은 이 사회적 관계로부터 출발하고 있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 사회적 관계에서 출발하는 욕망으로 대표되는 것이 명예, 부, 권력 그리고 사랑도 포함 된다.

현대사회에서 ‘명예, 부, 권력’ 등으로 표현되는 성공하는 삶의 극단적인 모습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부분은 아마도 영화, 드라마, 패션 등으로 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지만 그 결과를 예상치 못하면서도 쉽사리 뛰어들게 만드는 분야가 아닌가 싶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각광받는 분야이며 빨리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열려진 가능성의 공간으로 보이기에 충분한 요소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승자는 혼자다’라는 이번 작품에서 파울로 코엘료는 ‘꿈을 이루려면 어떤 형태로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꿈, 명예, 부와 가장 밀접한 모습을 보여주는 칸 영화제 기간 중 욕망을 찾아 가는 사람들을 하루의 시간 흐름에 맞춰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정상에 선 ‘슈퍼클래스’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대가를 치루는 사람들의 모습을 몇몇 인간형으로 구분하고 꿈을 이뤄가는 모범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의 전형을 세워간다.

1권에서는 러시아 억만장자 ‘이고르 말레프’가 다른 남자에게로 떠난 아내 에바를 찾기 위해 칸 영화제가 열리는 남부프랑스를 찾아온다. 에바가 선택한 새로운 사람 ‘하미드’는 성공한 디자이너다. 슈퍼클래스인 이 두 사람과 대별되는 사람으로 성공을 위해선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가브리엘라’와 살인을 목격하고 자신의 운명을 바꿔 이미 한발 성공의 길에 들어선 ‘재스민’ 등이 등장한다. 한편으로 영화와는 관심 없이 정상으로 가는 끈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 주변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다.

‘이고르’는 ‘에바’에게 보낼 경고로 자신이 죽어야 할 특별한 이유도 모르는 사람을 죽인다. 노점상 아가씨, 슈퍼클래스에 속한 영화배급자와 그 배급자을 만나기 위해 긴 시간을 여행한 영화제작자들이 죽어간다. 이들의 죽음을 통해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하나 둘 사람을 죽이는 황당함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애매하다. 하지만 정상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는 세밀하며 적절한 방법으로 욕망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그려가며 하나씩 묘사한다. 사회적 인간이기에 그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서려는 사람들의 사회적 욕망의 근저에 무엇이 있고 그 정상으로 가는 길에 서있는 사람들의 묘사는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정상’에 대한 욕망의 모습을 보여준다.

1권에서 보여주는 모습으로는 이 이야기의 면모를 다 알 수 없다. 저자가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과는 글맛이 조금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어 의문이 일어나지만 2권에서 그 의문이 풀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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