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문학작품이 있는 곳을 지나다가 발견한 책, 평소 비극적인 소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지만 나도모르게 왠지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읽어보기로 하였다. 

  이 책의 원제는 『친화력』이며 이는 화학에서 나오는 원자들의 상호 결합력 따위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간단히 용어를 설명하자면 AB와 CD가 있다고 하자. 이 두 물질을 서로 같은 곳에 놓았을 때 A와 B, C와 D의 결합보다 A와D, B와 C의 결합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면 이 물질은 AD 와 BC로 나뉠 것이다. AB + CD = AD + CB 뭐 이런거임..
  여기서 나오는 에드아르트와 샤를롯테는 기존에 있던 AB요, 에드아르트의 친구인 대위 (나중에 소령으로 진ㅋ급ㅋ)는 C로, 샤를롯테의 양녀인 오티일레는 D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즉, AB가 있던 샤를롯테와 에드아르트의 삶에 CD라는 새로운 화합물이 끼어들어 AD와 CB의 결합을 일으킨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친화력으로 한 것 같으며, 이는 책 초반부에 그들의 대화를 통해 잠깐 언급되곤 한다. 
  소재는 당시 18세기 후반의 정서상으로는 대단히 파격적인 내용이고 이야기만 간단히 놓고보면 아내의 유혹 뺨치는 막장 로맨스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괴테 특유의 표현력은 막장기가 다분한 것을 사실감이 넘치도록 생기를 불어넣고, 더 나아가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열병으로 인한 슬픈 로맨스로 만들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