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연애다.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는데도, 신기하게 옆자리 여고생들의 대화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가 조용하면 조용할수록 주위는 시끄럽게 느껴지는 겓 ㅏㅇ연할텐데, 그녀와 함께 있을수록 주위의 소리는 사라져갔다.  
문제는 집중이며 몰입이다. 말은 소리만 들으면 되지만 말이 없으면 온 몸으로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의 표정과 몸집 모든 것을 눈으로 느낌으로, 영혼으로 듣는다는 것!  지금시대에 필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고정관념을 뒤집은 발상의 전환에 맘이 확 끌렸다. 
빛이 사물의 윤곽을 드러내는 것은 빛만의 활동이 아니라 사물에 내재되어 있는 어둠에 의해 빛이 규정되기 때문, 세계가 현상하기 이해서는 빛과 어둠의 대립이라는 이원적 갈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이원적 갈등을 소리와 정적의 대립 구조로 묘사해냈다. 
사랑을 말해줘에서는 소리와 정적의 대립을 비롯한 몇가지 흥미로운 대칭 구조들을 볼 수 있다. 주인공 슈페이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인에게 독특하고 신비로운 공기를 호흡하면서 말하지 않아도, 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선택하며 언어의 중량감을 실감한다. 이어서 구어와 문어의 대칭을 볼 수 있다. 즉 필담이다. 종이에 적는 과정에서 감정의 여과장치를 통과하는 것을 체험하며, 듣는 소리가 적을수록 상대에게 확실하게 닿는 최소한의 말을 깨닫는다. 이번 작품의 테마는 전달에 있다고 저자른 밝힌다. 

얼마나 많은 말을 하며 상대의 말을 듣고 살아가는가? 하지만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며 살아가는지 모른다. 즉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듣지 않고 거기에 나의 생각과 판단을 집어넣어 왜곡하며 자신은 상대의 말을 다 들었고 이해한다고 자만하며 살아가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주소인지 모른다. 그런 오해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불행과 시행착오로 인하여 벌어지는, 상대를 절대 이해할줄 모르는, 아니 오히려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그래서 상대의 것을 내것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오히려 내 것이 최고이니, 내 것을 상대에게 주입시키려는 사상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오늘의 불행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으며 오히려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정직하게 보고 듣고 말하는지도 모를 것이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