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은 등애에게 항복한다. 강유는 종회에게 투항하여 기회를 엿본다. 사마소는 등애의 모반을 의심하여 종회로 하여금 등애를 제거하도록 한다.

태그를 살펴보니 제가 "초주"라는 인물에 대해 쓴 적은 없는 것 같군요.

초주는 유장이 익주를 다스릴 때부터 관직에 있었던 인물입니다. 천문을 보는데 능했다고 하죠. 현덕이 익주를 접수할 때도 유장에게 익주 별자리의 기운이 다했다면서 현덕에게 투항할 것을 권유한 인물입니다. 현덕이 익주를 접수한 후에도 관직을 유지하구요.

그런데,

땅의 주인이 바뀌어도 그의 부정적인 논조는 바뀌지 않습니다. 예컨대 공명이 북벌에 나서려고 하면 위의 별자리 기운이 왕성하다면서 만류하곤 했죠. 물론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한편으론 조정이 술과 계집에 찌들어가는데도 강유가 북벌을 고집하면서 군사들을 들볶기만 하자 국가의 운명이 걱정되어 깊은 탄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 초주를 좋게 보고 있었습니다. 천문에 통하면 인사, 즉 사람의 일에도 통하게 되는가 보다, 하고.  위와 같은 초주의 현실 인식은 정확한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대목을 읽으면서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등애가 면죽성을 접수하자 초주는 유선에게 투항할 것을 권유합니다. 사이 나쁜 남만에 의지할 수도 없고, 동오가 위를 접수할 수는 없을 것이니 동오에 투항해야 결국 위에 다시 한 번 투항해야 할 것이므로 욕을 두 번 당할 뿐이라면서...

초주, 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