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애는 음평 소로를 따라 마천령을 넘어 서촉의 강유성, 부성을 점령한다.

마천령은 아마도 갈 "마"자에 하늘 "천"자로 쓸 겁니다. 마치 흐르는 강물에 씻겨가는 강변처럼 스쳐가는 하늘에 갈리는 산봉우리라, 꽤나 높을 것 같군요.

3만 5,000명의 군사를 이끌고 출발한 등애는, 아마도 촉병이 퇴로를 막을 것을 염려하여, 100리마다 3,000명씩의 군사를 남겨 진을 치도록 했는데, 그래서 마천령에 이르렀을 때는 불과 2,000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선봉에서 길을 뚫던 군사들이 울기 시작합니다. 그 연유는,

"이 산 서쪽은 낭떠러지라 길을 뚫을 수가 없습니다."

길을 뚫으면 떨어지겠군요. 그러나 등애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나와 함께 서촉을 정벌하는 자,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다!!"

라면서 군사들의 사기를 일단 올린 등애는, 모포만 몸에 둘둘 만 채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구릅니다.

죽었을까요?

아닙니다. 살았습니다!! 아마도 먼저 산 아래 도착한 등애가 손짓을 하며 군사들에게 내려오라고 재촉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으니 2,000명의 군사들도 모포만 몸에 두른 채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굴렀겠죠.

2,000명이 한꺼번에 구르는 광경은 나름 장관이었을 것 같군요. 모포가 없는 병사들은 나무나 바위 끝에 밧줄 한 쪽을 묶고 다른 한 쪽은 허리에 묶은 채 뛰어내렸다고 하는데, 번지점프가 따로 없습니다.

삼국지에는 뻥도 참 많습니다만 이 대목이 가장 실감나고 현실적으로 위험한 뻥이 아닌가 싶습니다.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Don’t try this at home...(프로레슬링이냐?ㅋ)  

등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