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을 기하기 위함이었을까요? 조안은 두 사람이 술과 안주를 모두 비울 때까지 끈덕지게 기다린 다음 마지막 한 방울이 두 사람의 목구멍을 넘어가던 바로 그 순간, 눈물을 쏟아내며 살려줄 것을 호소합니다.

바둑을 두던 두 사람은 깜짝 놀랍니다. 한 사람은 흰 옷을 입었는데 못 생겼고, 한 사람은 붉은 옷을 입었는데 잘 생겼군요.

"우리가 이미 술과 안주를 얻어먹었으니 청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게 되었소!"

못생긴 사람이 옷 속에서 책을 꺼내더니 붓을 들어 가필을 합니다. 그러곤 맞은 편에 있는 잘생긴 사람에게 건네주죠. 그러면서 못생긴 사람이 한마디 합니다.

"원래 네 명은 십구세이지만 십자 앞에 구자를 더하여 구십구세가 되었다. 관로를 만나거든 더 이상 천기를 누설하면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하라."

그리고 두 사람은 흰 학으로 변해 하늘로 사라집니다...

두 사람의 정체가 궁금했던 조안은 관로에게 물어봅니다. 관로왈,

"못 생긴 사람은 죽음을 관장하는 북두성이고, 잘 생긴 사람은 출생을 관장하는 남두성이오."

"북두성은 별이 아홉인데 어찌 한 분만 오셨습니까?"

"흩어지면 아홉이오, 합치면 하나라오."

우린 늘 북두"칠"성이라고 말을 합니다만, 중국사람들은 꼭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닌 모양이군요.

아무튼 겁먹은 관로는 이후 과감한 예언을 삼가게 됩니다. 조조를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지요? 하후연이 곧 죽을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이런 저런 은근한 힌트를 주며 장수 하나가 죽을 것이라고만 할 뿐 누가 죽을 것인지는 콕 찝어 말하지 않지요.




관로, 남두성, 북두성, 하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