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조조가 연회를 베풀고 있자니 좌자는 홀연히 나타나 조조의 요구에 맞춰 벽에 그린 용의 배를 갈라 간을 꺼내는 한편, 한 겨울에 모란꽃을 피웁니다. 덕분에 문무백관들의 갈채를 받은 것에 힘입어 좌자는 연회에 합석하게 되죠. 생선회가 나오자 좌자는 회는 송강의 농어회가 최고라며 연회장 근처 연못에서 천리 떨어진 송강의 농어를 낚는 한편, 농어회와 함께 먹을 붉은 생강을 싹틔웁니다. 조조가 생강을 뽑아들자 뿌리에는 조조의 저서인 맹덕신서가 대롱대롱 달려있습니다. 맹덕신서는 장송이 전국시대 무명씨의 저서라고 하여 조조에게 창피를 안긴 저서죠. 

그리고 좌자는 사라집니다. 

조조는 이런 요망한 인간을 살려둬서는 안된다면서 잡아들이라고 하죠. 그랬더니 좌자와 똑같이 생긴 사람 3, 400명이 업군(조조의 궁이 있는 곳입니다)을 돌아다닙니다. 조조는 이 모두를 붙잡아 일일이 목을 베는데, 두동강난 몸뚱이에서 푸른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공중에서 한 데 모여 좌자가 됩니다!!  좌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곤 흰 학을 타고서 사라집니다.

"쥐새끼가 금호(글자대로 풀면 "금호랑이"군요)를 쫓으려 하니 간웅의 명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구나!"

이 때 몸뚱이들이 가출한 머리통을 붙들고 일어나 조조를 두들겨 팹니다. 조조는 기절할 때까지 두들겨 맞습니다. 너무도 놀라운 광경에 그 누구도 감히 제지할 생각도 못하구요...

이 일로 조조는 중병을 얻게 되죠. 이런 조조를 회복시킨 사람이 관로입니다. 이번 대목은 거의 기인열전이로군요.

좌자, 조조, 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