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런 주장은 새삼스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공명의 남만정벌에서 거의 신격화되는 복파장군 마원이 이미 그와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유가 노숙을 꼬드기며 그러더군요. 마원은 후한을 세운 광무제때 사람입니다. 마원이 남만정벌에 나선 때가 41년경이고 삼국시대가 2세기(101년부터 200년까지)말부터  시작되니까 이회가  위와 같은 말을 할 무렵에는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사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회는 전향하자마자 마초를 설득해서 현덕에게 투항하도록 하겠다고 하죠. 마초는 이회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대번에 자신을 꼬드기러왔음을 알아챕니다. 그래서 방에 칼잡이들을 숨겨두는 한편, 자신도 거만한 자세로 앉아 이회를 겁주려 합니다. 심지어,

"내 허리에 찬 보검이 보이느냐? 네가 허튼소리를 지껄인다면 이 보검으로 네 목을 베어 날이 잘 섰는지 시험해보겠다."

라고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회도 보통은 넘는 사람이었죠.

"내 목을 시험하기 전에 위기가 목전에 닥친 공의 목이나 제대로 붙어있는지 시험해보시오."

라고 말하며 받아넘기죠. 마초는 당황하여 묻습니다. 무슨 위기가 닥쳤냐고...이회가 당시 촉 땅 부근에 있는 주요한 세력-장로, 유장, 현덕, 조조- 중 그 누구에게도 의탁할 수 없는 처지가 된 마초의 상황을 설명하자 풀이 죽은 마초는 괜히 죄없는 칼잡이들만 꾸짖어 쫓아낸 다음 이회의 꼬드김에 순순히 넘어가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