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뱃속에 품었던 열달 만큼 행복하고, 조심스럽고, 또 기다려지는 시간은 없었을거에요. 사랑스러운 아기를 만난다는 기쁨도 있었고, 아기가 혹 잘못되지 않을까 조심조심 불안한 마음도 있었고 말이지요.

그런데, 출산 후에 아기 돌보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정말, 열달 뱃속에 있었을 때가 편하다는 말이 왜 나오는건지 실감하게 되더라구요.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눕히고,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고 하면서, 아이가 조금씩 자라면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놀랍고 기쁜 일도 있었지만,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거나 아팠을 때는 정말 놀란 가슴으로 아이의 병간호를 하면서, 대신 아파주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난꾸러기여도 좋다고, 아프지만 말아달라고 간곡한 심정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아마도 이 책에서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담아서 소중한 아이에게 전달해 주는 그런 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엄마 품에 안긴 여자아기가 정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앞표지가 있다면, 아빠의 사랑스러운 눈으로 남자아이를 보고 있는 뒷표지도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When the sky glows  이른 아침 동이 트며

peachy-rose at dawn   하늘이 맑게 빛날때

 

I love the way       기지개를 켜며 하품하는

you stretch and yawn  네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워

 

이렇게 아름다운 시처럼 시작하는 이 책에는, 단순한 듯 하면서도 엄마와 아기의 표정이 느껴지는 그림과, 사랑스러운 아기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고 고백하는 글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어나서 잠들때까지 사랑스러운 아기를 위해, 읽어주면 참 좋은 책이에요.

뒷면에는 친절하게도 한국인 독자들을 위해 해석본을 장면장면 책의 그림에 맞추어 소개를 해 주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며, 영어로 읽어주기에도 좋고, 뒷면의 해석을 보며 한글로 들려주어도 좋은 것 같아요. 발음에 조금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아기에게 들려주는 사랑스러운 엄마 목소리 만큼이나 더 좋은 것은 없을 것 같은 내용이거든요. 사랑하는 아기를 위해, 엄마가, 아빠가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읽어주며 보여주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한글로 번역된 부분이 나와서 한글로도 읽어줄 수 있어 좋지만, 영어만으로 되어 있었다면, 조금은 뜻을 음미하면서 읽어주기에 힘들었을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운율이 느껴지는 내용이라서, 리듬감 있는 노래로 만들어진다면 더욱 좋을 것도 같습니다.

CD로 들려주며 책을 보여주어도 좋을 것 같거든요. 노래처럼 자장가처럼 아이의 머리맡에서 들려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능하다면 말이지요.

저자 로빈 쿠르즈의 두아이의 엄마가 담아 낸, 자녀 사랑의 향기가 듬뿍 담긴 멋진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