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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비가 왔지요. 비가 내릴때마다 우산을 고르는 우리 아들은 빨강, 파랑, 노랑 우산이 골고루 하나씩 있답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우리 아이는 끄떡없지요. 엄마가 마중을 가니까 말이에요.

<비가 와도 괜찮아!>는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3번째 그림책이랍니다.

알록 달록 예쁜 우산 그림들이 잔뜩 그려져 있는 표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책이어서 우리 아이의 반응도 남달랐던 것 같아요.

아이에게 먼저 읽어주기 전에 먼저 읽어보곤 하는데 이 책은 눈에 보이자마자 자기 책이라며 읽어달라고 가지고 오더군요.

아직 4살인데 안그래도 학교 간다고 벌써부터 보채는 우리 아들이지만,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이 신기한지 그림을 들여다보며 읽어주니 재미있게 듣더군요. 비가 와서 친구들은 부모님들이 우산을 가져다주러 왔는데, 혼자만 덩그마니 남아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우산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거나 우산을 가지고 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라, 상상을 하며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참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그림책이었어요. 우리 아들은 구름 위를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무척 신기해 했답니다. 물론 상상을 하는 장면이었지만, 아이의 눈에는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었어요.

책을 읽고 즐거운 독후활동을 해 봤습니다. 까만 종이 위에 우산 모양으로 자른 흰 종이를 붙이고 좋아하는 스티커로 우산 모양도 꾸며보고 색도 칠해봤어요.

즐거운 놀이활동을 통해 책 속 아이의 해파리 우산 못지 않게 멋진 우산으로 꾸미자고 했는데, 좀 엉성하긴 하지만 책을 보고 난 후의 활동이라 만든 작품 우산을 보면 이 책을 더 자주 읽어보게 된답니다.

어릴적에는 도보로 통학을 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면 피할곳이 없어서 우산 없이 비 쫄딱맞고 걸어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기억이 있어서 비오는 날이 무척 싫어지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 책을 보고 있노라니, 비오는 날, 우산이 없어도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우산을 가져다 줄 누군가가 없어서 초조하긴 하지만, 그림을 그리며 즐거운 상상을 하는 모습에서 날씨에 대해 비관하거나 우산이 없다고 걱정하지 않는 여유가 느껴집니다. 비가 안 오는 사막에 가고 싶다고 상상을 하다가 선생님의 이야기를 상기해 내고, 남극으로 갈까 하다가 수영복을 만드는 아빠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러다 푸른수족관에서 봤던 해파리를 떠올리며 해파리 우산을 생각해 내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진 그림을 통해서 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또, 놓여있는 상황에 비관하거나 초조해하기보다 느긋함과 여유도 함께 배워볼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그림책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