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별난 동화가 숨어있는 풀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들풀이야기인줄 알았더니, 나물과 곡식이 되는 우리 몸에 이로운 풀들이 잔뜩 등장을 하더군요. 게다가 그 풀들의 원산지나 풀들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 그리고 제목대로 풀에 얽힌 별난 동화들을 아주 많이 수록하고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어요.

이 책에서는, 도라지, 쑥, 부들, 꽈리, 벼, 보리, 인삼, 녹두, 고추, 고구마, 목화의 총 11가지의 식물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들을 잠시 소개할까 합니다.

도라지는, 민요에 얽힌 이야기와 20년이상 된 도라지는 산삼의 효과와 맞먹는다는 이야기, 그리고 꽃이 된 도라지처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또, 쑥은, 쑥쑥 자라서 쑥이라는 이름이 붙은 사연과, 잡귀를 물리치는 쑥이야기, 그리고 나쁜 시어머니와 착한 며느리에 얽힌 쑥국과 쑥국새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두가지 모두 어른의 눈으로 보면, 참 잔인하면서도 슬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옛이야기라 권선징악을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좀 무서운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전설이라서 그런가보다 생각은 들지만요.

부들은 많이 보기는 했지만, 지나치기 쉬운 풀이라서 토끼와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꽈리는 마침 친정아버지가 심어 놓으신 꽈리를 아이와 함께 가지고 놀 기회가 있어서 책으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어릴때는 참 많이 가지고 놀았는데 요즘은 보기가 힘들어요. 톡톡 터지는 꽈리는 완전히 익어야 덜 쓰지요. 조카들은 쓰다고 잘 안먹던데, 어릴 때는 참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나서 재미있더군요.

몸에 좋은 쑥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쑥에 얽힌 단군신화가 등장하면서 쑥의 효능과 함께, 재미있는 동화도 소개가 되어 있는데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곳은, 쑥이야기 중간에, 중국과 일본에서도 쑥이 나지만, 독성이 강해서 먹지 못한대요...라는 구절이 있었거든요. 제가 일본에 14년이나 살았지 않습니까? 일본에도 정말 쑥이 자라고 있어요. 일본 사람들도 봄쑥으로 떡을 만들어 먹을 줄 알고 있고 차로도 만들어서 먹기도 하고 잘 이용하거든요. 그리고, 그곳에 살고 계신 한국분들이 한국의 봄 쑥을 그리워하며 들판에 나는 쑥을 뜯어다 찹쌀가루와 섞어서 찌거나, 쑥국도 끓여 주셔서 먹어본 기억이 있는데, 맛이 같았거든요. 그러니, 좀 사실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처럼 봄마다 쑥을 뜯으러 다니는 일본인들을 자주 본 적은 없지만, 어쨌든, 독성이 강해서 먹지 못하거나 하는 식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별하나 뺐답니다.

한편, 벼이야기에서는 <밥을 먹을 때 명심해야 할 다섯가지!>라는 제목으로 1809년에 씌여진 [규합총서]에 실렸던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고, 쌀 한톨로 지혜로운 막내며느리 이야기가 등장하지요. 또 재미있는 쌀이 나오는 바위이야기도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는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또 보리이야기에서는 십년 보리죽이라는 이야기가 등장해, 아껴쓰며 저축하는 생활이 가계를 살린다는 절약정신을 담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 무척 교훈적이랍니다. 조상의 지혜를 통해, 밥투정하는 아이들에게도 읽게 하면 참 좋을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녹두에는 녹두장군 전봉준에 얽힌 이야기와 녹두와 팥이 겨루었던 재미난 동화가 숨겨져 있고, 인삼에는 선녀와 멋진 청년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담겨 있답니다.

물론, 우리들이 어릴 때 공부했던 고추와 고구마, 목화에 얽힌 이야기들도 담고 있어, 교과서에서 배우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동화로 또 한번 만날 수 있어 공부도 되고 참 좋은 동화이야기에요.

11가지 식물이야기를, 전체적으로 구성을 볼때, 아이들에게 읽히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화이야기로 쓰여진 책이라 동화책이라는 구성에 가깝지만, 책을 읽다보면 식물의 특징이나, 원산지 등도 알 수 있고 식물에 얽힌 설화같은 옛이야기도 읽을 수 있어 식물의 특징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