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그림을 못 그리는 나로써는, 이 책을 받아들고 참 고민이 되었습니다.

`스케치 쉽게 하기`란 말만 보고 덥썩 신청을 했는데, 표지그림이 절대로 쉽게 그릴 수 없는 멋진, 아주 훌륭한 그림이었기 때문이죠. 우리 아이의 밝고 건강한 웃음을 그려보고 싶어 욕심을 내긴 했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었거든요.그런데, 책을 한장 펼치니 자신감이 샘솟더군요.

스케치쉽게 하기 인체드로잉편을 펼치면 <시작하기 전에>라는 페이지가 나오고 저자인 김충원씨의 머릿글이 나옵니다.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과 함께 말이지요. 닮게 그려야 잘 그림이라는 인식에서, 닮게 그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고 세련되고 개성있는 표현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쉽게 그리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그려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어 일단 참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장에는 정말 초보자를 위해 이토록 세심한 배려는 없을 정도로 세심하고 꼼꼼하게 준비물들과 도구들이 주는 질감과 사용처까지 자세하게 기록한 <준비물에 대하여>가 나옵니다.

달랑 연필과 스케치북만 있으면 되겠구나 했는데, 지우개와 연필, 샤프펜슬 등에 대한 소개도 나와 있더군요. 그림까지 곁들여져서 말이지요.

본문의 책 내용을 살펴보면,

제 1장에서는 <인체 드로잉의 상식과 기초>라는 타이틀로, 도입부에서 기초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드로잉에는 주제와 목적이 있어야 하며, 모방에서 시작해서 개성으로 발전한다고 하며, 일단 모방부터 시작 하여 많은 경험을 쌓을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드로잉의 수준은 눈과 손, 그리고 머리(가슴)이 필수 요소이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원인분석을 하여 짚고 넘어가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인체드로잉의 기본은 누드이며, 누드의 핵심은 뼈대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인체드로잉을 잘 그리는 4가지 비결과 함께 기본적인 스토로크연습과 드로잉연습에 대해 실제 그림들을 예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2장에서는 선과면에 대해, 밝음과 어두움, 즉 명암을 통한 입체감의 표현과 원근법등에 대해 컬러펜이나 회오리 스토로크등 구체적인 그림과 함께 다양한 기법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제3장에서는 빨리 그리기 기법인 크로키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누드나 손, 발 등 옷을 입지 않은 모습에서 이번에는 다양한 옷을 입은 모습을 담은 포즈 드로잉이나, 동작 드로잉, 잉킹 드로잉 등 다양한 기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어서 알기 쉽게 되어 있어요. 점점 뒷면으로 갈 수록 명암이나 입체감을 살린 그림들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책속 별책 부록에는 <인체 드로잉 연습장>이 있어서 실제로 연습해 보기에 좋게 구성이 되어 있답니다. 그림의 기초부터 뒷 부분에 나오는 명암을 주는 드로잉까지 총 망라되어 있는 한권의 책, 그리고 연습장이라 기초부터 부담없이 그려볼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실제로 그림을 그려볼 욕심이 생겼고, 또 오랜만에 4B연필을 들고 스토로크 연습도 해 보았답니다.  학창시절에는 스토로크의 '스'자도 모르고 했던 기억이 나요. 미술학원에 다니던 아이들이 척척 그려내는 것을 보며, 난 왜 안될까라는 자괴감에 빠졌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을 미리 보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드는군요. 물론, 지금부터라도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또 꾸준히 스케치 연습을 해 보려고 하지만 말이지요. 연습장이 따로 분리가 되니 사용하기 편리한데다, 재질도 그리기 참 좋게 되어 있어요.

진선 아트북 '스케치 쉽게하기'에 포옥 빠져 이 가을, 멋진 그림은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의 예쁜 얼굴을 담아낼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욕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그림을 그려볼 수 있도록 만든 배려가 깊은 '스케치 쉽게하기(인체드로잉편) 정말 잘 만들어진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