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고양이를 별로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실물 고양이는 참 무서워한다. 하지만 책 속에 나오는 고양이는 참 좋아한다. 알록달록한 무늬를 가진 고양이도 나오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폭신폭신한 털을 가진 고양이도 많이 나와서 그림책으로는 이미 많은 고양이를 만나봤는데,  대부분의 그림책들이 그렇듯, 우리가 많이 보는 토종 고양이나 검은 고양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는 지금까지 봐 왔던 고양이랑은 생김새부터다 다르다. 귀가 커다랗고 얼굴 모습이 색다른 샴고양이 스키피가 주인공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고양이가 지니고 있는 습성마저 지키지 않는 참 특별하고 특이한 고양이 이야기다.

 매일 아침 고양이 스키피는 새들과 함께 일어난다. 그런 모습을 본 엄마는 늘 잔소리를 한다. 
진짜 고양이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귀여운 스키피는 신나는 일을 생각해내고, 복면을 쓰고 칼 한자루를 허리에 찬 다음 장난감 나무 쥐에 올라타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벽장안에서 자신이 멕시코의 고독한 사막 한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고 상상을 하는데, 즐거운 일이 벌어진다......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한곳에 모아두고 몰입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고양이 스키피의 이야기가 참 즐거운 구성으로 전개되어 있다.

아이들은 아주 작은 것으로도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하는데, 마치 우리 아들래미 같은 개구쟁이 스키피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들었다. 벽장안에 들어가서 시작된 즐거운 상상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매일매일 사고뭉치라고 가끔 한숨을 쉬는 엄마가 바로 이 책에 나오는 엄마고양이 샤넬같아서 풋~하고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이란 늘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상상하며 신나게 놀며 자라는 것을.

하는 행동이,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고 여겨질때 엄마 고양이처럼 잔소리를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아이가 어질러 놓은 것들을 엄마가 치우기 힘들다고 아이를 혼내진 않았는지, 책을 읽어주는 엄마인 내 자신 반성해야겠다고 함께 읽으며 생각해 보게 된 책이다.

책 속에서 개구쟁이에 말썽꾸러기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고양이 스키피의 즐거운 상상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