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고전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그랬는지, 학창 시절 고전이 많이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니, 접할 기회도 많아져서 참 좋은 것 같아요.

<동문선>이라는 제목이 낯설게 느껴졌는데, 사실 이 이름의 책으로 검색을 해보니 꽤 많이 나와 있더라구요. 어린이들을 위해 쉽게 풀어놓은 책이라 어렵지 않아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구성인 것 같더라구요.

 

<동문선>은 ’우리나라 삼국 후반부터 조선시대 중반까지 학자와 선비들의 글 가운데에서 가장 훌륭한 것만 가려 뽑아 엮은 문집’이라고 합니다.

이 책의 뒷편에 보면,  ’우리나라의 훌륭한 옛 문장가들의 글이 이 속에 다 들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이 책에는 당시의 역사, 사회 형편과 문화를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훌륭한 글을 통해 선조들의 아름답고 교훈이 가득한 정신을 듬뿍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삼국 및 고려시대의 선비들의 글이 전반부에, 조선 시대 선비들의 글이 후반부로 나뉘어서 소개되어 있습니다. 각 글이 끝난 부분에는 <선비의 마음과 지혜>라는 제목으로, 글을 지은 학자나 선비의 소개와 함께 시대상황과 글을 쓴 배경등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어서 글을 읽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답니다.

첫 글은 최지원의 글로 황소의 난을 일으킨 도적 황소에게 보내는 글로,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글 뒷편에 있는 <선비의 마음과 지혜>에서 최지원은 신라 말기의 학자로, 열두살에 당나라로 유학을 가 그곳에서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자리에 올랐다고 합니다. 879년에 황소가 난을 일으키자 이 글을 적었다고 하는데, ’난리를 일으킨 황소에게 항복을 권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이 글은 비유가 뛰어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논리가 정연하여 읽은 사람들로 크게 감탄하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글을 받은 ’황소도 읽다가 크게 놀라서 몇번이나 땅바닥에 굴러떨어졌다’고 하는 재미있는 일화가 소개가 되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 외에도 옛 사람들의 삶이 엿보이는 과일나무 접붙이기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규보’의 글, 양주고을을 지나다가 ’최 해’라는 사람이 그곳을 기름지게 잘 다스렸던 이원윤을 닮아 훌륭한 원으로 만들라고 그곳으로 아버지와 같은 양주고을로 부임하는 이원윤의 아들 익지에게 보내는 편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신돈에게 벌을 내리라’고 상소한 글에서는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며 읽을 수 있는 재미가, ’귀신에게 감사드리다’ 라는 제목의 글도 참 흥미롭고 선비의 기개가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이렇게 고전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어서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뒷 부분의 해설을 통해서 역사적인 사건도 알 수 있어서 참 유익한 구성으로 되어 있답니다.

또, ’줄줄이 꿴 호랑이’를 그린 분이 삽화를 담당해서 그런지 표정이 재미있는 그림들로 삽화가 중간중간 등장해서 지루한 느낌이 안 들도록 구성이 되어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고전을 지루해하는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에요. 이 책을 통해 고전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