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하면 다양한 이미지가 연상이 되는데, 역시 조금은 두려운 존재로 인식이 되는 것 같다.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울퉁불퉁한 얼굴에 눈은 셋쯤 달리고 머리에도 뿔이 나고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 도깨비는 사실 일본의 '오니'라는 도깨비에서 유래한 이미지가 더 강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도깨비도 두려운 존재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눌하면서 해학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책에 나오는 도깨비들처럼 말이다.

이 책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특이한 종의 도깨비가 등장을 한다. 그 이름도 참 특이하니, 고리짝 도깨비, 빗자루 도깨비, 공책 도깨비의 세가지 도깨비가 등장을 한다. 버려진 물건이귀신이 된 것으로 이것을 도깨비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리짝 도깨비는 돈냄새를 좋아해서 구두쇠 영감의 돈을 꾀를 내어 가로채고,  살 곳을 구하다 전망 좋은 나무 밑둥을 택했지만, 사람들의 눈에 뜨이기 쉬워서 좋은 자리를 물색하게 된다.

그러다 발견한 명당자리.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 도깨비들이 꾀를 내게 되고, 바윗돌을 가져다 놓아 땅 값이 떨어지게 하고, 그래도 안되니까 똥이란 똥은 모조리 모아서 쌓아둔다. 그래서 더 헐값이 된 땅은 어느 선비에게 팔리게 되는데, 그 땅을 차지하려는 도깨비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데...

책이 너무 유쾌하다. 도깨비들의 이야기를 해학적인 느낌을 살려서 옆에서 들려주는 듯한 문체하며, 도깨비 불이나 도깨비들의 꺌꺌꺌~~하고 웃는 웃음소리가 들릴 것 같은 말투며 하나같이 재미가 있다.

그리고 결국 책을 읽게 된 도깨비의 이야기가,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잘 짜여진, 그러나 일부러 그렇게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꼭 옛이야기에 있는 것처럼 정겹게 느껴지는 내용이다.

내기를 하는 도깨비와 선비와의 내기도 재미있지만, 얼마전 종영된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었던 세종대왕도 등장해서 재미를 더해준다. 도깨비와의 한판 승부가 재미를 더해주는 후반부에서는 결국 책읽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해준다. 책 읽기를 즐거워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권해주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새롭지만, 우리의 해학이 담긴 도깨비 이야기가 책을 읽는 즐거움도 한껏 느끼게 해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