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이미 몇 작품 읽어본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새로 번역되어 나온 책이었기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무섭거나 섬뜩한 이야기를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도, 뭔가에 이끌리듯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계통의 책을 많이 보는 편인데, 다른 작가님들의 책들과는 달리 그 구성이 너무 복잡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뭔가 긴 여운이 남는 작품들이 많은 듯 하여 선호하는 작가중의 한명이다.

게다가 일본에서 자주 보았던 미스터리 극장이라던가 미스터리 스페셜 같은 드라마의 원작 작가로도 그의 작품을 보았던 기억이 있는지라 더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 이야기는 전에 보았던 내용들과는 달리 구도가 치밀하면서도 지금까지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과는 달리 좀 독특하면서도 특별했던 것 같다. 지난번 읽었던 <성녀의 구제>는 이 책에 비하면 너무나 얌전한 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이번 책은 구성이 참 치밀한 느낌이 들었다.

사건의 시작은 하나의 교통사고에서 시작된다.

평소와 다름없이 피아노 레슨을 마치면 11시에는 귀가할 수 있었던 다른날과 달리 면담도 하고 피아노 콩쿨의 선곡을 바꿔달라는 바람에 귀가가 늦어진 피해자는 결국 새벽 2시쯤에나 자전거를 타고 귀가를 하게 된다. 그렇게 늦은 시간 인적이 드문 도로가를 달리던 자전거를 탄 피해자의 여성은 뜻하지 않게 엄청난 사고르 당하게 되고 큰사고로 인해 서서히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가해자를 향해 처참한 분노의 눈으로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시선을 놓치 않고 죽어간다.  그리고 1년후 그 사고의 가해자로 알았던 바텐더 신스케에게 뜻밖의 사건이 터지면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서서히 그들의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실제로 그날밤의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데.....

 

책을 읽으면서 온몸에서 전율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실제로 교통사고 현장의 장면, 죽어가는 피해자의 생각들이 작가의 필체로 낱낱이 서술되어서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아프고 생생하게 느껴지면서 처절한 느낌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왔고, 두개의 열쇠가 주는 미스터리어스한 느낌도 재미있었고, 마지막까지 손에서 책을 놓치 못하게 하는 극적인 반전의 반전이 이 책의 묘미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무섭거나 섬뜩한 것을 별로 즐기지 않은 분들이라면 좀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그런거 빼면 미스터리나 추리소설의 묘미를 완전히 무시하는게 되는건가. 어쨌든 이 소설은 정말 생생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특히 새벽2시로 이어지는 독특한 전개와, 칵테일에 대한 지식도 살짝 함께 느껴보는 깨알같은 재미와 마네킹의 섬뜩함이 더해져서 <다잉아이>를 더욱 감각적으로 만드는 것 같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서도 읽어볼만한 공포의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