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지구환경과 자연에 관련한 책들에 관심이 간다. 지구 온난화와 산업화로 숲이 점점 사라지고 개발이라는 이름 하에 숲속의 나무를 베고 길을 넓히느라 산을 깍는 등 점점 더 자연에서 살아갈 동물들은 터전을 잃고 개체수도 줄고 그러다보니 마을까지 습격하기도 하는 사건들도 종종 뉴스를 통해 보곤 한다. 하지만 동물들이 점점 그 자리를 잃게 된데에는 인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파랑새의 시튼동물기 시리즈를 참 좋아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WHAT? 시리즈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으로 만나볼 수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든다. 시튼동물기 편은 모두 7권 구성으로 그중 첫번째 이야기다.

 
(책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에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회색곰 왑의 이야기를 동화로 구성한 이야기로 인간에 의해 한순간에 가족이 목숨을 잃고 외톨이가 된 회색곰 왑의 이야기다.

평화로운 삶을 누리던 엄마곰과 아기곰 세마리. 물고기를 배불리 먹고 개미를 간식으로 먹으며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날 수소 한마리가 달려오자 엄마는 아기곰들을 위해 수소를 할퀴어 쫓아낸다.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소 떼의 주인인 피켓 중령은 새로 산 총을 시험도 할겸 회색곰 사냥에 나서게 되고, 그 자리에서 엄마와 형제들이 한순간에 목숨을 잃고 왑 혼자만 간신히 살아남게 된다. 슬픔을 삭힐 새도 없이 혼자서 살아가게 된 왑이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과 용기를 배우게 되는데.....

우리 나라에서 살았다던 호랑이도 곰도 이젠 자취를 감춘지 오래지만, 그 먼 옛날에는 산에서 회색곰 왑처럼 평화롭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동물이지만 말이다. 물론, 가까운 곳에 곰이 산다고 생각하면 좀 무서운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회색 곰 왑을 통해서 인간이 한 무자비한 행동때문에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되어 야생에서 살아남은 왑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전해져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전해주고자 하는 내용은 비단 그것뿐만은 아니다. 그런 환경 가운데서도 왑은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고 살아간다. 처음에는 나약했지만 점점 야생성을 되찾아 용기를 가지고 두려움을 극복해나가며 인간들이 설치한 덫에서 탈출하는 방법도 터득한다. 하지만 왑의 최후는 가슴아팠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왑에게 인간이란 위험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소를 기르는 중령도, 인디언도 그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였고 화약냄새는 죽음의 냄새였다. 회색곰 왑의 슬픔과 아픔을 책을 통해 공유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통해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보전과 동물보호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