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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릴적엔 책이 그리 많이 없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책에 줄곧 관심이 많았으나 집에 있는 책이 몇권 없어서
교과서를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가장 좋아했던 교과서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국어와 도덕책이었어요..^^
교훈이 담긴 이야기가 나오는 국어책과 도덕책은 
새학기가 되어서 책을 받자마자 제일 처음으로 펼쳐보곤 흐믓해하던 책이었지요.

그런데 지금도 기억에 나는 건
초등학교 1학년 2학기때 교과서를 나누어 주는데
그 당시엔 새책이 좀 많이 부족했는지 선배들이 쓰던 헌 책을 가져다 놓고
나중에 바꾸어준다고 하며 헌책으로 대신 국어책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새책으로 받는 국어책인데 저는 헌책을 받아서 어찌나 슬프던지요..
옛날 책들은 질이 안 좋아서 요즘은 헌책이라고 해도 잘 헤지지 않지만
당시엔 조금만 써도 완전 너덜너덜한 책이 되지요. 표지도 없거니와 뒷 부분이 몽땅 없는 그런책 말입니다.
너무 슬퍼서 한동안은 우울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뒤로 새 책을 받았던 기억이 있지만 말이지요.

그만큼 책에 대한 열정이 많았던 그 시절...
엄마가 그런 나의 책 사랑을 아시곤 없는 살림에 당시 고가였던 계*사의 소년소녀세계문학집 20권 세트를 사주셨습니다.
글이 제법 많은 책이었는데 글이 적은 책은 금방 읽는다며 제법 글이 많은 책으로 골라서 사주신거에요.
당시엔 그 책이 가격이 좀 셌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아껴가며 사주신 그 책은 글이 제법 많았으나 며칠 새에 다 읽었답니다.
심지어는 밥먹고 잠자는 시간 빼고 늘 책을 읽어서 오히려 혼나기도 했답니다. 책좀 그만 보라구 말이지요..^^;

그 중에서 내 인생에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 책이 바로 그 속에 있던 <즐거운 무우민네 가족>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친정 어머니가 그대로 남겨 두신 덕분에 친정에 가면 읽게 되는 책...

그 책을 계기로 더 많은 책에 눈뜨게 된, 그리고 여전히 책사랑을 멈추질 않는
이제 내 아이에게 책을 골라주는 엄마가 되었답니다.

어린 시절 읽은 책 한 권의 힘이 참 크다는 걸 실감하면서 말이지요.
주제에 걸맞는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어린시절에 나를 못말리는 책쟁이 엄마로 만들어준 원동력이 되어서
소개해 봅니다..^^

아이가 읽은 책들은 차차 또 소개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