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땡볕에 왜 저렇게 사서 고생할까라고만 생각했었지 특별한 의미같은건 없어보였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자전거여행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엄마 아빠의 다툼과 이혼이야기가 나오자 고민하던 6학년 호진이는 엄마 아빠 몰래 집을 나와 삼촌에게로 간다.

호진이에게 삼촌은 다른 삼촌들처럼 잘 대해주는 그런 삼촌이 아니라 오히려 불량품이라고 할만큼 불량 삼촌이었으니, 고등학교만 나와서 변변한 직업도 없다며 낙오자 취급을 하던 그런 삼촌이었다. 그래서 호진이가 가출을 했다고 해도 돌아가라고 하지 않을것 같아서 삼촌에게로 가기로 한다. 그런데, 마침 삼촌은 어디론가 떠나려고 계획중이었으니 바로 자전거 여행을 인솔하기 위한 첫날이었던 것.

처음엔 삼촌과 조카 사이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위한 식사 준비나 심부름을 도와주던 호진이는 트럭을 타고 이동을 한다. 그러다 삼촌이 호진이가 집을 나오게 된 이유를 알게 되고 삼촌은 갑자기 자전거를 타라고 하는데.....

호진이가 자전거여행을 통해서 변화되는 과정이 참 잘 그려져 있는 동화다. 호진이 뿐만 아니라 제각각 문제를 안고 참가한 9명의 참가자와 함께 12박 동안 자전거 여행으로 무려 1100km를 달리며 아픔과 상처를 터트리고 새로운 희망을 얻는 그런 계기로 만들어간다.

왕따였던 청소년 시절이 있었던 사람, 알코올 중독에 실업자, 초등 예비교사, 자전거 세계일주 중인 외국인 커플,  말기 암 환자 등 가지각색의 여행자가 저마다의 문제와 아픔에 부딪쳐가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여정을 통해서 각자의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향한 열정을 쏟아낸다. 호진이도 그들을 만나 점점 자신이 놓여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문제를 극복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전거여행을 통해 정말 변화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읽을수록 한사람 한사람의 삶에 바짝 다가가 같이 고민하고 아파하고 또 힘든 여정을 통해서 인내해내는 그런 시간으로 이끌어주는 묘한 매력을 느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참 감동적이고 읽은 보람이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었다. 특히 12살 호진이의 심리를 무엇보다도 잘 표현해낸 작가의 필체에 감동이었다.

책 속에는 부록으로 <자전거! 산책부터 여행까지>라는 증정품을 통해서 자전거와 친해지기, 안전하게 타는 법 등이 소개되어 있어 가족끼리, 혹은 소그룹으로 함께 자전거여행할때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