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사연과 사건을 접하게 되고 만나게 된다. 하지만 깨닫고 느끼게 되는 것은

언제나 시간이 지나고 난 후이다.

이 책 [내가 틀렸었다]는 전세계의 1400만이 넘는 가정이 수신한 PTL 기독교 방송네트워크와 310만

평 규모의 헤리티지 USA 의 기독교사역의 그룹의 대표로 1970년대부터 1987년까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목회자 짐 베커의 솔직한 '자기반성문'이다.

자신의 입술로 고백한 주님이 자신의 삶의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주님을 따르기로 약속했지만 자

신의 방식으로 하기를 고집했던 사실을

그 분에게 삶을 바쳤지만 여전히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책의 여러곳

에서 [나는 틀렸었다]고 매번 고백하고 있다.

기복신앙과 맘몬신앙에 의지해서 세워진 모든것들을 잃어 버렸을 때 곁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심

지어 목회자와 부흥사들 조차도 떠나고

공금유용 혐의로 감옥에서 4년여를 보내는 동안에 아내와 결혼31년만에이혼을 하고 아들 제이미는

마약과 술에 중독되고 딸은 어린나이에 가출을 해서 아이를 낳는 ...... 한 가족의 몰락이 있었

다.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읽으면서 돈과 기복신앙, 축복신앙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

지 않을 수 없었다.

짐 베커 자신이 굳게 믿고 진리라고 의심치 않고 전했던 설교들이 시간이 지나서 보니 모두 틀렸

다는 사실은, 한국교회의 강단에서 그리고 내가 믿고 있는 진리와 신앙속에서도 얼마든지 잠재되어

있을거라는 우려를 낳게 했다. 많이 들었고 오랬동안 믿어 왔다고 그것이 완전한 진리가 될 수는

없었다.

로체스터 교도소가 짐 베커 자신의 바벨탑이 무너지는 과정을 겪고 그 모든것들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거듭남의 장소였다면, 연평도에서 그곳이 요셉의 감옥이며 모세의 미디안 광야임을 가

슴 시리게 고백하는 이 책의 역자가 있다면 나 역시도 시련의 시기를 통해서 이런 야곱의 벧엘을

경험하곤 했다. 성경이 이야기 하는 진정한 축복은 기복신앙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임마

누엘'의 축복이다.

기복신앙은 참된신앙으로 이끌어 주는 견인차 역할이지 결코 신앙의 궁극적인 목표는 될 수 없다.

책의 곳곳에서 짐베커가 말하는 [내가 틀렸었다]는 명제는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 보게 만들었

다.

내가 지나온 신앙의 발자욱마다 나는 얼마나 많이 내가 진리라고 잘못알고 있던 부분을 가르쳤으며

, 믿었으며 그대로 신봉했을까를 생각하면 그것은 하나님 대신 내가 만든 또 하나의 우상을 신봉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성공적인 메세지'만을 좋아한다. 이미 우리는 신앙의 초보적 부터 그런 말

씀을 익히 들어왔고 배워 왔기 때문에 그런 말씀들을 당연시 하고 있고 성경말씀에 입각한 진리의

말씀을 들으면 오히려 더 거북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나님의 축복의 증거가 새차나 좋은 집이나 좋은 직업이 될 수는 없다. 하나님의 세계와 그런것들

과는 분명히 거리가 멀고 동일시 될 수 없다.

그러나 이런것이 잘못된것 이라는 것을 깨닫는 곳은 언제나 시리고 차가운 곳이다. 짐 베커를 감옥

에 보내신 이유가 이것이라면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우리가 '배워야 할 장소' 감옥이 있을 수 있다

이 때 우리는 버려짐의 시간 속에서 외로움을 경험하곤 한다. 하지만 버려짐의 시간이 아니다. 우

리 마음 속에 비어있는 그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분과 새로운 수준에서 만나는 때가 바로 이

때이다.

감옥에 두신 이유는 우리를 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분만을 온전히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

다. 이 시기를 통해서 하나님은 용서의 진정한 의미도 깨닫게 하심을 알게 되었다. 짐 베커가 자신

을 몰락시킨 사람을 진정으로 용서하고 그와 화해를 하고 그의 아들도 이 화해를 통해서 간증자로

거듣나게 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짐 베커가 고백하는 "나는 하나님의 일과 하나님을 혼동했다. 내가 틀렸다."라는 고백은 사역자와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모든 사람들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눈부신 프로그램과 돈이 많이 들

어가는 사역 속에서, 돌아보면 하나님의 일이라는 틀 안에 얼마나 많은 자신의 허영과 야심이 숨어

잇는가를 발견하게 된다. 하나님이 주역이지 게스트가 아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의 부산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베커는 감옥에서 자신의 설교가 예수님보다 물질에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이룩한 USA의

모든 시설은 단지 포장을 위한 박스에 불과했고 사람들이 그것을 숭배해도 그냥 내 버려 두었던 자

신을 질책한다. 사람들을 세상의 함정보다는 예수님의 사랑에 빠지게 가르쳤어야 했는데

하나님의 시역을 한다고 하면서도 단지 포장된 박스에만 관심을 갖었다. 하지만 그 박스에는 예수

님은 없었다라고 고백한다.

특히 자신이 가르쳤던 진리들이 틀렸음을 솔직히 말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이라고 말하는

가?"를 우리에게 되묻고 있었다.

짐 베커를 송두리째 망가뜨린 제리팔웰이 짐의 삶에 왜 개입하게 되었는지는 그분만이 모든것을 아

시고 심판하실 것이다.

짐은 이제 그 모든 문제들을 내려 놓았고 거대한 것을 잃어 버리는 상황을 통해서 깨어지고 회개하

고 항복하는 자리까지 이를 수 있었다

가족과 자신이 견뎌야 했던 상실이 너무 컸고 대체되지 않았지만 영원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그

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자신이 세웠던 USA에서 다시 설교를 시작하며 한때 하나님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고, 주님을 위

해 사역을 하는 자신의 날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다시 설교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지난

날을 떠올렸다.

그러나 "내가 틀렸었다".

"나는 너를 결코 떠나거나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신 약속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 약속은 짐 베커만을 위한 약속이 아니라 절망 가운데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약속이다.

진실이 언제까지나 가려질 수는 없다.

억울하지만 묵묵히 참으며 그 분의 때를 기다릴 때 그 분이 억울함을 계수하시고 진실을 드러내실

것이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솔직히 자신이 "틀렸다"라고 매번 신부에게 고해성사하듯 말하는 그를

볼 때 진정한 회개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최정상에 올랐던 사람의 최악의 몰락을 보면서 부와 명예 권세는 오직 주의 손에 달려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짐 베커만 틀린것이 아니라 나도 틀렸다.
그리고 우리 모두도 틀렸다. 하나님 앞에서... 짐 베커의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나의 죄악을 반추

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