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통속 자연과생티라는 출판사인데 feel이 통하는 곳이라는 말의 준말이네요.

우리주변의 정겨운 주제를 찾아손때 묻은 필통처럼 오래오래 옆에 둘 책을 펴내는 출판사랍니다.

 

 

벌레만도 못하다고? 는 손에 손에 쏙 들어오는 미니북이랍니다.

20년 이상 작가분이 이어온 곤충과의 만남을 일기쓰듯 기록한 책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사진들이 백과사전보다 더 자세하고 선명하답니다.

귀중한 탈피순간은 정말 찍기 힘드셨을텐데 오랜 시간 열심히 곤충을 사랑해 오셨다는걸 금방 알 수 있겠네요.

그리고 단순히 곤충에 대한 내용만이 아닌 우리 사람과 세상에 대한 생각까지 같이 곁들어 있어서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만하게 자연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사실은 인간보다 수억만년 전부터 지구를 지켜온 곤충을 바라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전까지 곤충책이 곤충을 바라보던 책이라면 이책은 곤충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되네요...

 

 

    등에, 벌처럼 보여야 살아남는다 

흉내 내며 살지만 비굴하지 않다.

등에는 벌의 생김새를 의태해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만 비굴해 보이지 않는다.

그의 의태는 우상을 맹복적으로 따라 하는 모방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가 선택한 필생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남으려는 노력이 안쓰럽지만 최선을 다하려는 삶이기에 아름답다.

동경이 불러낸 허세가 모방을 만든다면 그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벌이 있는 곳에서나 등에의 전략이 먹히는 것처럼 말이다.

 

 

  모시나비가 순결하다고? 

 

물자라 수컷은 알을 등에 달고 부화시키는 것으로 부성애로 유명하지요.

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식을 더 많이 남기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암컷이 알을 돌볼 기회조차 주지 않는 비정한 행동이지요. 예로부터 날개가 희고 투명한 모시나비를 순결과 정절의 상징으로 여겨온것도 사실은 남성 중심의 사회가 만들어낸 이기주의의 희생물입니다. 모시나비의 수컷은 모시나비 암컷과 짝짓기가 끝나면 십자군 원정 때 쓰인것과 같은 정조대를 암컷에게 만들지요.

 

 

 

이 사진은 애호랑나비인데 수컷이 짝짓기가 끝나면 암컷 배 끝 털에 분비물을  엉겨붙게해서 수태낭을 달아둔답니다. 딱딱하게 굳은 수태낭으로 생식기가 막힌 암컷은 더 좋은 유전자를 찾기 위해 여러 수컷을 만나려는 본성을 포기해야만 하지요.

 

 

이밖에도 꼬리를 머리처럼 보이게 해서 날개를 공격받아도 살아남는 부전나비와

연가시라는 기생충이 몸속에 살아 항상 배가 고픈 사마귀는 최고의 사냥꾼이 되며,

계급 분화 페르몬으로 자기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기회를 박탈하고 노예로 부리는 여왕개미 등

정말 새로운 곤충의 신비에 눈을 뜨게 되는 책이네요. 

살아 남기 위해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한 곤충들의 진화와 생태는 정말 신비로울 따름이네요.

등에와 꿀벌을 구별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등에는 파리 무리의 곤충으로 날개가 한쌍밖에 없지만 꿀벌은 날개가 두 쌍이랍니다.

또 개미는 벌입니다. 왜냐면 허리가 잘록하기 때문이고요.

모기는 파리입니다. 날개가 한쌍만 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