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쿠스. 그의 삶과 반란, 그리고 최후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 논란은 오히려 허구로 발전되어, 수많은 소설과 영화가 탄생하였으며, 일부는 스파르타쿠스의 정신과 사상을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스파르타쿠스에 대한 진실은 점점 사라져갔다. 이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 『트로이 전쟁』, 『살라미스 해전』 등 고대 역사의 전쟁에 관한 역사서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은 배리 스트라우스가 펜을 들고 나섰다. 
 
 저자는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직접 스파르타쿠스와 관련된 지역을 찾아가 보았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여러 문헌들을 조사해 본 결과, 마침내 『스파르타쿠스 전쟁』이라는 역작이 세상에 등장했다.
 나 역시 스파르타쿠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신간 도서 목록에서 보는 순간,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스파르타쿠스를 역사로 만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가슴에 벅찬지! 이제 역사적 진실을 알 수 있다고 확신한 나는 이 책을 서평단 도서로 삼은 것을 보고 바로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마침내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나는 먼저 인물 이름, 그리고 지명 이름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겔리우스의 참모로 일한 '프로프라이토르[전(前)법무관]' Arrius의 이름을 '아르리우스'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역작을 통해 아르리우스가 아니라 아리우스가 맞는 표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란군 초기 지도자였던 Oenomaus 역시 '오에노마우스'로 알고 있었지만 오이노마우스가 맞다는 것을 알았다. 나에게 이들의 이름이 중요한 까닭은 내가 이소영 작가의『반역(Rebellion)』을 읽고 있는데 인물의 이름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스파르타쿠스 전쟁』을 읽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검투사 학교의 주인인 바티아투스가 사실은 '바티아'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나는 진짜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스파르타쿠스를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에, 전적으로 역사를 소설에 기록된 대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배리 스트라우스가 적은 진짜 역사는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진짜 역사는 소설과 많이 다르구나, 라는 사실을 느꼈다. 예컨대, 내가 읽은 소설『반역』에서는 옥타비우스가 주로 로마군을 이끌었다고 나오지만, 사실은 크라수스가 그들을 이끌었으며 옥타비우스는 전쟁이 끝난지 11년 후에 나머지 도망친 노예들을 없애는 데 파견된 군단의 사령관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전쟁의 전후, 반란의 동기와 주변 상황 등을 치밀하게 제시했다. 그는 이 책을 단순히 검투사와 노예들의 전쟁으로 국한시킨 것이 아니라, 스파르타쿠스의 아내로 추정되는 '트라키아 여인'을 통해 전쟁을 민족적, 국제적, 그리고 정치적인 수준으로 승화시켰다. 실제로 반역군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포로로 붙잡혀온 노예들뿐만이 아니라 정복지에서 합류한 자유민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반역이 일어나기 전에도 이미 노예 전쟁이 있었으며(그래서 이 전쟁은 제 3차 노예전쟁이라고 불린다), 반역 당시에는 여러 지역에서 로마에 대한 저항이 일어나고 있었다. 즉, 이 전쟁은 로마라는 거대한 공화국에 불만을 품은 소수민족과, 마찬가지로 로마에 불만을 품은 노예들과 검투사들이 스파르타쿠스를 중심으로 하여 일으킨 '최초의 대규모 민족전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스트라우스가 감사의 말을 올렸듯이 그에게 감사하고 싶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을 통해 책의 시작과 마무리를 잘 맺었고, 문체는 간결하며, 각 장의 제목을 달아줘 주제 파악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색인과 참고 문헌을 세심하게 달아줘서 감사하다. 언젠가 참고 문헌에 소개된 책 중 하나를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스파르타쿠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색인을 통해 찾아봐야겠다. 한 마디로 말해, 이 책은 스파르타쿠스에 대한 다른 책을 읽을 때 참고할 수 있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도 100% 정확한 것은 아니다. 완벽하게 믿을 수 있는 역사서는 없다. 미래의 위대한 역사가보다 현재의 변방 역사가가 지금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더 능통하기 때문이다. 스파르타쿠스 전쟁이 전설이나 신화로 탈바꿈이 된 이유도 그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한 역사가가 없다는 사실이다. 키케로도, 플루타르코스도, 그 외의 다른 역사가도 결국 미래의 역사가일 뿐이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 대부분이 거짓일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스파르타쿠스의 정신이 지금도 우리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 역사가 거짓이든, 진실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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