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모든 것을 마모시키고 순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학창시절'

이란 단어 또한 시간의 힘에 의해 아련한 추억, 그리운 시절로 떠올려지긴 하지만.

냉정히 돌이켜보면

그 안에서 우리는 참 많이 아팠고, 참 많이 힘들었다.

그때의 우리는 어렸고, 무엇에 대항하기엔 나약했다.

 

미화시키거나 추억담으로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적나라하게 학교의, 학생의, 그때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이야기라 더 마음이 갔다.

 

장창명 작가의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

서울 한 고교 급식 비리를 모티브로 삼아 쓴 소설.

픽션이라하기엔 너무나 현실과 똑닮아서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공공연하게, 뻔뻔하게, 반복되는 것에 한숨이 나왔다.

 

 

급식비리로 대중의 비난이 쏟아지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지만,

늘 그렇듯 소동은 이내 잦아들고 학교재단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성처럼 그들의 위상을 유지했다.

세상의 벽에 미리 부딪혀 본 경험으로 부모들은 아이들이 해를 입을까 침묵으로 동조하고

아이들은 답답했으나 입시라는 난관에 막혀 서성였다.

 

 

"사람은 대부분 옳고 그름을 분간하고, 그른 것을 옳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 능력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참 나쁜 어른들이다.

왜 어른이 될 수록 저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지 나는 도통 모르겠다.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살고싶다.

부디.

 

 

다행히졸업, 창비, 학창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