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에 의해 씌어진 소설이긴 하지만, 이 책에는 공감할 수 있는, 아니 어쩌면 동시대 우리 가족의 중심으로 버티며 묵묵하게 앞을 보며 늘 그렇게 걸어가고 있어서 참 평온해 보이는 외향을 드러내고 있지만, 속내는 어쩌면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 또는 아예 예측하지도 못했던 그것을 담고 살고 있기에 서서히 병균에 의해 침범 당해서 종양이 크고 있듯

마음의 아픔의 크기가 공간이 넓어지게 무의식 적으로 스스로의 내면을 할애하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겹쳐서 뇌리를 스쳐간다.

타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본인 스스로의 마음이라는 공간은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은 의사라 해도 불가능할진대, 오죽하겠는가?

아픈 듯 하지만, 어디가 아픈지? 설령 아프다는 것을 알고, 느끼고 확인했더라도, 확실한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인지? 엄한 곳이 아프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특히나 울 나라 남자들, 가장들은 예전 문화적, 정서적 습관속에 스며들어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남자는 강해야 해. 외벌이일 경우는 더욱더 그 책임의 무게를 통감하기에 가족 아니라 그 어떤 사람에게도 스스로의 힘들고 고됨을 알리려 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인 듯 스스로의 아픔이 얼마나 확대되고, 크게 자리잡고 있는지 조차 알려고 하지 않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들의 축 처진 어깨를 보이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에고, 이 왠수?' 가 아닌 '측은함, 애잔함, 짠함..' 이라는 감정이 이미 자리바꿈을 하고 맘 속에 굳건히 할애된 장소를 지배 또는 통제하고 있음이 느껴지면, 신혼 때의 사랑으로 시작하게 되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생활이, 미움, 다툼, 분노, 갈등....을 퍼부으며 상처주고, 상처받고, 싸우기도 하며,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인 듯, 다시는 안볼것 처럼 티격태격 하는 단계 조차 넘어 서서 마음에 쌓아 있는 미움이 정이라는 감성으로 승화되어 자리매김해서 그 자체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라 하는 것을 들어본 기억이 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라는 공간과 다르지만, 또한 시대적 배경이 다를 수 있겠고, 책 속 내용이기에 현실성이 적을 수 있는 허구적 요소도 내재되어 있을 수 있겠지만,

요즘 책 내용이 현실에서 발생되거나 사건화 되어 이슈화 되어지게 되서 경이로움을 담아 넋놓고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볼때 이 책의 주인공들의 삶이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야기라고 단순하게 치부하며 간과하기는 쉽지 않을 듯 보였다.

책에서 한명의 남자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아니고, 여러명의 남자들의 일상을 엿본달까? 아무튼 그들의 서로다른 일상을 보여주려 하지만, 결국에는 쓸쓸해 보일 수 있는 남자들의 공통된 무언가가 내재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막연하게라도 담을 수 있었던 듯 싶다.

책에 포함된 단편들의 제목을 우선 살펴보면, 마루 밑 남자, 튀김 사원, 전쟁관리조합, 파견사장, 슈샤인 갱 이 바로 그것이다.

마루밑 남자? 사실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호기심을 제일 먼저 자극했던 것이 제목이었다. 물론, 제목을 정할 때 독자들이 그것을 보고 읽고 싶은 욕구가 들어야 구입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니 신경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짐작이나 추측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 듯 싶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참 특이했다. 마루밑 남자?

사실 예전의 한옥에 살았을 때, 방과 방을 연결해 주며, 모든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며, 여러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마루, (나무 일정한 크기의 조각들이 규칙성에 의해 연결되어진 모양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바닥의 모습이라 하겠다.) 라 하면, 이즈음 아파트에서는 절대 보고 확인할 수 없는 공간이기도 하고, 설령 한옥으로 이루어진 단독추택이라 하더라도, 글쎄 예전의 마루라는 그 기능과 모양, 개념, 가치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음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참 생소한 추억 속 한켠으로 뭍혀 버린 그저 빛바랜 기억을 어슴푸레 겨우 끄집어 내야 겨우 마주할 수 있을 듯한 중요치 않은 가치를 담은 단어로 소홀히 여겨지고, 홀대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동시에 떠오르는 것이 그다지 부자연 스러워 보이지 않음은 참 안타깝다는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시대적 변화로 남게 된 씁쓸함이랄까? 아쉬움? 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그 마루에 그것도 밑에 남자가 있다. 누굴까? 책을 통해 엿보니, 바로 어느 가정의 남편인 가장을 지칭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사실 책 속에서 존재하는 부부의 일상을 따라다니며 바라보면서, 완전히 공감할 수 있다고는 단언할 수 없었다.

남편은 남편대로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위해 노력하며, 애쓰고, 희생하는 성실한 직장인으로 한 가정의 가장인 것이다. 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어패가 있음을 알지만, 가족을 위해서 일하는데 어쩌라고? 혹은 열심히 일하느라 어쩔 수 없이 야근도 하고, 출장도 가고.... 집에 들어오면 피곤하니 쉬고 싶어...등등 짧다고 표현하기 조차 어려워 보이는 단어들의 나열로 이루어진 단답형으로 대화라 할 수 없는 그냥 말 자체로 이루어진 것들을 의식 또는 무의식으로 입의 도움을 얻어 내뱉으며 일상이라는 것들을 채워 가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음은 가히 정겨워 보이지 않고, 뭔가 부부 사이의 투명한 벽이 방해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까지도 서슴없이 머리에 일어나게 만든다.

아내 역시 나름대로 집안 일 열심히 하지만, 늘 테도 나지 않는 일에 파묻혀서 식상할 정도로 지루하게 이어지는 일상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마는 처음에는 여린 감성이었지만, 언젠가부터 외부의 자극에도 끄덕없는 강철로 옷입은 듯 보이는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까지도 불러 일으키게 할 수 있는 묘한 기운을 뿜어내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가운데, 말도 안되지만, 집에 다른 남자가 존재하고, 아내에게 인식되기 시작한다.

물론, 여자의 마지막에 했던 행동을 정당화 하고, 그것에 공감을 한다고, 꼭 공감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그렇게 하고 싶지 않고, 그것은 말도 안되는 합리화일 듯 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남편과 아내~ 둘 모두 각각의 역할 감당하며 열심히 살아 왔다 할 수 있는데? 도대체 뭐가??

그 속에는 견해의 차이와 서로 그 차이 다름을 이야기 하고, 듣고, 말해주고, 시선을 마주하며 경청하는 진심이 담긴 대화를 도구 삼아서 이루어지는 정서적 교감이 없어서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스물 담아진다.

혹자는 그렇게 이야기 한다. 굳이 말해야 아나? 표현해야 하냐고?

다 그렇게, 집작으로, 대충... 느끼고 뭐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닐까? 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참 위험한 생각이라 단언하고 싶다. 어찌 개인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없거니와, 스스로의 마음에 채워진 생각들을 올곧이 확인하고, 인정하고, 만들어가는 자체도 버거운데, 아무리 상대인 아내 혹은 남편이 가까운 사이고, 함께 살아간다는 이유로 눈빛만 봐도 알수 있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억지춘향이고, 억측이라 할 수 있을 듯 싶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단어 나열로 이루어진 말이 아닌, 의미 담긴 상대를 걱정하고 이해해주는 진심이 담긴 대화가 없다는 것.... 이즈음 성인 뿐 아니라 청소년 및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인 듯 하다. 이것이 그냥 단순히 지나가면 좋은데... 악순환적 연결고리나 흐름을 끊지 못하게 되고, 직장이나 사회의 문제로 탈바꿈 되어 드러나게 되고....

누구의 책임인지 조차 모르게.... 두루뭉술하게 얼버무려지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들...

가정의 붕괴, 조손가정의 증가.... 등 참 시시비비를 이분법적으로 논하기도 어렵고, 필요성의 유무로 범주를 갈라 두기도 애매하고, 중요함의 우선순위 조자 따져보는 것도 무의미해 보일 정도로

'도긴개긴 ( = 윷놀이에서 도/개/걸/윷/모 가 있는데 도는 말이 한 칸, 개는 두 칸 이다. 결국 한칸을 가나 두칸을 가나 뾰족한 수가 없다는 말이다. ) ' 이지 않을까 싶었다.

'전쟁 관리 조합' 이 이야기 속으로 시선을 향해보고 싶다.

해고된 여성들의 남성 중심 분위기의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시도하는 내용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 듯 했다. 이 내용에서 표현된 여성, 남성들이 단순히 성적인 생물학적 의미로의 구분이든, 아니면 약자를 대신해 여성이라는 성별을 비유해서 사용했든... 저자의 의도는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싶지 않았다.

다만, 어떤 상황이든 남녀노소.. 모두는 인격적 평등권 앞에 존중되어야 함을 말하고 싶다. 이것이 억측이고, 어불성설이라 해도 말이다.

남성, 여성을 생물학적 의미로 분류했다 하자. 단지, 남성이 하는 일과 여성이 하는 기능적 일의 다름만 있을 뿐이지, 여성은 남성을 도우며 보조하며 살아야 한다는 약간은 유교적 사상이랄까? 그런 풍습이 내재되어 있음에만 옳다고 이야기 하고 힘을 실어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어짐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인 것이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다양한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고, 학습적 능력을 극대화 시켜서 소유할 수 있는 기회도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등.... 예전보다 많이 바뀌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듯 하다.

이 또한 무조건 좋은 일이다 라고 말하고 싶지 않고, 그럴 수 없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TV에서 연예인들이 패널로 나와서 가족 내의 일상에 대한 주제를 화두 삼아 토론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물론, 여러가지 연령층 고르게 패널에 속해 있어야. 시청자들의 공감대에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는 공감할 수 있다.

다만... 물론 연세 드신 어른들의 예전 방식이 역시나 이분법 적으로 옳다 그르다라고 단언해서 안되는 것도 알지만, 그렇다고 패널들 스스로 지금 젊은 사람들, 이 세대는 참 ~~ 이러면서 왠지 현재 시간과 공간속에서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을 마치 단죄하듯 하는 어조로 조언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을 도구 삼아 서슴없이 내뱉는 모습들을 마주하는 경험을 한 기억이 떠오른다.

이건 아닌 듯 싶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마냥 어린아이에 머무를 줄 알았고, 설령 성인이 된다 해도, 자녀들이 생긴다면 난 그렇게 하지 않을거야 수십번 수백번 되뇌이고, 다짐해보기도 했지만, 이것은 확인하기 조차 어려운 시간과 공간의 아득한 저 편속으로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 양.... 개인적으로 자녀들에게 같은 행동, 말을 되뇌이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변화하는 달라지는 근본 자체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성인의 세대에서 바라봤을 때는 에~~ 무슨 즐거움이 있겠어? 무슨 추억? 적어도 우리 자랐을 때는 되어야지...

뭐 이런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성장하는 세대에서는 아마도 나름의 추억과 기억들을 곱게 담으며 세월의 흐름에 맡기며 삶을 영위하고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아무튼 여러편의 단편에서 드러나는 각각 다른 공동체 속의 모습을 엿보긴 했지만, 결론은 부부 사이든, 어떤 인간관계든 서로의 관점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순응하라는 것이 아니고, 적어도 개인적 주관적 감정을 최소화 시켜서, 객관화 시킬 수 있는 지혜로움을 내면에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한 후에... 단순한 나열로 내뱉는 말들의 조합이 아닌 진심이 담긴 상대를 조금 더 배려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을 듬뿍 담아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마주할 수 있는 횟수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근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비교적 고리타분하지만, 그렇다고 배제해서 안되는, 그렇게 할 수도 없는 필수 불가결해 보이는 요소라 감히 단언하고 싶은 내면의 울림을 존중하는 자체에 의의를 두고 싶다.

타인에게 이렇게 해야지~ 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 같이 하자. 함께 노력해보자... 권유형으로 아우를 수 있는 탄력적 분위기가 가득 채워지고 넘쳐 흐르는 모습으로 따뜻한 봄 햇살이 부럽지 않을 만큼 온기가 절로 묻어나는 모습이 되었음 망상일 수 있는 착각적 생각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