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명의 주인공이 차례로 본인의 시각인 듯한 어조로 큰 단락이 나뉘어지며 제목 그대로 고백하며 풀어내는 형식인 듯 보였다.

 

회자되는 횟수도 부지기수였고, 최근에 영화화 되었다고 까지 하니 잘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이긴 하지만, 언젠가 구입해 두었던 책을

꺼내 들고 읽기 시작했다.

 

사실 중간 중간 섬뜩하고 뭐랄까? 몸서리칠 정도의 사건 전개와 표현이 드러나서 움츠리기까지 하며 읽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기인적인 시각이 잘모되어서 일까? 아니면 많은 기대를 심하게 해서였을까?

 

각각 단편처럼 보이는 고백 글들은 조금 이해되고, 공감을 하게 되긴 했지만, 심하게 비뚫어진 복수심이랄까? 그런 것으로 시작되어 버린 학생들의

마음과 치밀해 보이는 계략을 가지고 친구를 포섭이랄까? 자기편 만들어 거침없이 버리는 모습들...

씁쓸하고, 어찌 보면 극단적인 내용과 사건 구성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점도 보였다.

하지만, 점점 이런 극한 일본 문화들이 우리나라에도 퍼져서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범죄들이 급증하고, 모방범죄 발생 수의 증가가 일어나는

우리네 이즈음 사회현상들을 생각해 본다면, 책 속 내용을 단지 소설이라고 치부해 버리긴 심하게 섬뜩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중학교 과학교사 유코. 그의 딸 마나미. 그의 제자인 학생들 중 나오키, 와타나베, 반장 미즈키...

중심인물이다.  이들의 고백으로 이루어진 내용들을 읽으며 이들에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심각한 심리적 아픔과 상처가 각자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고, 그것들을 긍정적으로 풀어버리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하고 이제껏 살아왔음을 엿보게 되었다.

각 주인공들의 가정이니 한 가정이 아니고, 여러가정인 것이다.

이 내용들을 보면서 사회 기본 요소인 개개인의 가정들이 건강하지 않으면 어떤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고, 그것들이 나와 어찌 보면

그다지 상관없어 보이는 무모한 상대에게 측정하고 표현하지 못한 공격성으로 표출되어 지는지 생각보다 그 여파가 심각하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 영향으로 인해 그들 가정에 존재하는 가족들도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작게는 개개인의 가정 파괴라 할 수 있지만, 어찌 보면 사회 전체의 기반이 흔들리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감지하게 된 순간, 한나라에서 한시대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중요성도 막연하지만 파고 들었다.

끔찍함이라는 단어와 함께 공감이라는 울림으로 말이다.

 

처음 부분 교사인 유코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아이들에게 사연을 전하며 시작된다.

그는 교사라 평온하고 아무일 없을 듯 보이는 위치에 있었지만, 그의 과거는 평탄하지 않았다.

사쿠라노미야를 남편으로 맞아 아이를 낳고 살지만, 그가 에이즈 걸려서 남편의 선택으로

결국 헤어짐을 택하게 되고, 미혼모로 딸 마나미를 키우게 된다.

자신이 학교에 있을 동안 보호해 줄 사람이 없게 되자 딸까지 학교에 데리고 출근하게 된다.

부모의 잘못이라고 하긴 억측이고 비약일 수 있곘지만, 아이가 원해서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아니기에

어찌보면 부모의 상처나 여러 환경적인 것들이 딸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 전해진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함이 느껴졌다.

 

유코는 그의 딸 마나미와 쇼핑하게 되는데, 실랑이를 벌이게 되고, 아이는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마치 복선을 암시하듯 그 광경을 우연히 나오키가 먼 발치서 바라보게 되었다.

(이 사소해 보일 수 있는 광경이 사건의 중심이 되어 버린 것은 책을 더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이것이 미끼가 되어서 결국 딸 미나미는 학교 수영장의 익사체로 발견되고,

엄마인 유코는 복수를 꿈꾸고... 파경을 맞이하는 가족의 모습이 되어 버리는 듯 보였다.

엄마의 마음이 어땠을까?  숨이 점차 멎어가는 그 순간  딸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나오키의 학교에서의 원만치 못한 관계에 의해서 고립된 생활들이 묘사된다.

그로 인한 피해의식과 자존감 결여, 열등감등등.... 내면에 싹트기 시작하는 듯 보이더니 결국, 외톨이로 생활하게 된다. 

왕따? 아님 스스로 관계 회피? 그런 그의 모습속에서도 심리적 아픔이 느껴져서 조금 안쓰러웠다.

이런 자신의 약한 모습이 친구에게 이용되어서 공범에 이르게 되고,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자신을 몰고가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상황을 정확히 살피고 꿰뚫고 있던 와타나베는 우호적으로 접근하고 자신의 계획을 위해

나오키를 이요하려 한다. 이 사실도 모르고 나오키는 기뻐하며 의욕으로 채우게 된다.

 

와타나베의 가정은 전도 유망한 교수 엄마와 아빠와 평범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의 엄마는 자신의 꿈을 아들보다 더 소중히 여겼던 듯 싶다.

와타나베를 양육하며 평범한 가정처럼 책 읽어 주고 동요 불러주는 시간으로 채웠던 것이 아니고

전류, 전압...등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이론들을 아이에게 들려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던 중 아이로 인해 자신의 꿈을  이루려 했는데 아들로 인해서 성취할 수 없고, 좌절됨이라고 느끼며

아이에게 있어선 안되는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한다. 이런 상황을 직시하게 된  그 남편인 와타나베의 아빠는 이혼을 텍한다.

 

엄마가 힘들면 와타나베에게 오겠다는 약속을 기억하고, 그렇게 엄마를 만나기 위해서 세상에 회자될 정도의 살인사건을

계획하고 만 것이다. 그 결과가 어찌 되며 그 후에 어떤 파장이 있을것인가에 대한 배려와 생각을 할 수 있어 보였지만

그의 어린시절 엄마에게 받았던 표현하기 힘든 상처는 와타나베의 이성까지도 공격하고 흔들리게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범행 대상을 가까이서 찾게 되었고, 그 대상이 선생님 딸 마나미였던 것이다.

 

철저하게 나오키의 정보를 바탕으로 준비를 시작한 와타나베의 계획의 과정은 섬뜩했다.  머리속엔 온통 엄마에 대한 처절한 복수심이었을까?

그래도 그렇지 어찌 그리 겁없이 그런 선택을 했을까? 

게다가 나오키를 이용하고 마지막에 철저하게 버리는 순간에도 그는 나오키의 심리까지도 이용하는 대단함을 선택했던 것이다.

자신의 범죄를 어느정도 무마하기 위해서?  아무튼 학생같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찌 와타나베를 욕할 수 있으랴? 그의 유년 시절 가정에서 시작된

작은 씨앗 하나로 키워진 아픔의 싹인 것을....

 

유코앞에 나섰던 와타나베의 떳떳함을 가장한 자백은 유코의 복수를 만들게 했다.  남편의 혈액을 체취해서 와타나베와 나오키에게

주입했던 것이다. 교사로서의 선택이라고 하지만, 참 당황스런 부분이었다. 이럴 수 있는 것일까? 이 장면은 풀을 수 없는 풀리지 않는

헝클어진 실타래라는 선물을 남겨 줬을 뿐이다..

 

유코의 복수로 연약했던 나오키는 일어난 일들을 함구하며 혼자 전전 긍긍하게 되고 정신적인 아픔까지 겪게 되고, 그 아픔을

엄마의 살해라는 결말을 이끌어 내며 말도 안되는 다른 아픔을 겪게 되는 살인자가 되어 버린다.

 

와타나베는 선생의 딸을 살인해서 떠들썩하게 만들고, 그 소식을 들은 엄마를 만나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다른 계획을

만들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학급 반장인 미즈키의 말을 듣고 그녀까지 죽이고, 실험실 냉장고에 유기한다.

 

엄마를 만나기 위해 찾아가게 되고, 엄마의 근황을 알게 되어, 화를 담게 된다.

엄마의 마음을 느끼게 되고, 아빠와 닮은 자신을 싫어했던 엄마라는 사실을 막연히 알게 되며

그 화살은 자신에게 돌리고 발명품 수상을 하게 되는 자신이 서서 상을 받게 되는 자리에 폭탄을 설치후 누르지만

 

이미 이상함을 느낀 선생님이 그것을 제거했기에 그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유코선생은 그의 계획을 말리기 위해 음성녹음을 하게된다.

와타나베가 스위치를 누르지 않게 되길 바라며 그 엄마가 있던 연구실에 설치헀다는 내용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 채 와타나베가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엄마는 이미 폭발물과 함께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가정내에서 각각의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랄까? 각각의 가치관으로 관계를 맺으며 새롭게 만들어 가는 가정

그 후에 자녀를 출산하고, 부부 함께 양육하고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성장시키고, 부부는 나이들고, 아이들을 결혼 후 출가시키고..

이런 평범한 사실들을 당연히 넘겼었는데 이즈음 일어나는 사회 속에서 가정 파괴의 모습들을 보고 느끼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정말 섬뜩할 정도로 씁쓸함을 담게 되었다.  비단 책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황들이 아닐 것이다.

비약적이고, 자제되고 다듬어지지 못한 한 학생의 지나친 공격성으로 자신 뿐 아니라 주위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파괴시키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더 늦기 전에 가정에서 해야할 역할들이 무엇인지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몸서리 칠 정도의 필요성을 절절히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책 내용의 구성이나 전개 동안에 긴장감과 고백을 담은 글들이 앞뒤에 얽히고 엮여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사건을 이루고, 결말 또한

당황스러울 수 있음 까지 이르르게 되어 어찌 보면 허무하다 할까? 아무튼 개인적 느낌엔 그랬다.

그랬기에 별점수 또한 그렇게 많이 주지 못하게 되었다.

 

한가지 더

사실 이런 내용들이 앞으로 개연성을 가지고 발생되어질 수 있는 요소들을 담아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비약이 아닐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순간

책 내용에 많은 공감을 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다.

게다가 학생이 자제력이 충분하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았다 해도, 많이 배운 어른이었던 교사의 역할을 감당하는 입장에서 어찌 이렇게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물론 자신의 딸을 죽인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구속에 이르지 않고, 훈방조치로 끝날 것을 알고 있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와타나베의 끔찍한 계획들을 알게 되고, 무마시키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이미 되돌리기엔 와타나베의 충동성과 공격성은 그나마 이성을 잃을 만큼 도를 넘은 수위에 이르러 있었기에 지나간 버스를 잡는 격이 되었고,  의도적이든 아니든 와타나베의 복수? 를 유코가 하게 된 모습이 되고 말았으니...

아무리 자신의 딸을 의도적이든 아니든 살해했다 해도... 아이들에게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해도... 교사라면 어른이라면 책 속 유코의 행동이 옳았을까?
자문을 할 수 있었으나, 자답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었지 싶다.  사건의 절정을 위해서, 결말을 위해서 긴장과 긴박감을 더했어야 했다 하더라도.... 동의할 수 없는 부분임에 틀림 없었다.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며 공감한다 하더라도 요코의 제자에 대한 행동들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인 듯 싶었고, 넘어가서도 안될 그런 것들이 아니었나 개인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모습의 주인공들의 처참한 현재 모습을 보면서 가정 내에서 어른의 생각이 아이들에게 어찌 영향을 주게 되는지 새삼 느꼈고, 중요성 또한 담게 되었다.  게다가 덧붙일 수 있는 것은 어찌 되었던 아이들은 세상에 원해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기에...

부부에게 대신 돌보라고 주신 신의 선물이며 축복이기에 아이들을 양육할 때 섬세한 손길로 정성을 담아서 최선을 다해 돌보아야 한다고 되새길 수 있었다.

 

책속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던 듯 싶다.  서로의 영향을 떨치지 못하고, 얽히고 설키고, 관계를 맺으며 서로에게 화살을 겨누고, 상처를 내다 못해 아예 큰 구멍을 내기로 작정한 듯 서로 물어 뜯으려고 손톱을 드러내는 육식 동물처럼 참 무서웠지만 그들의 이면을 생각하니 안타깝고 형언할 수 없었다.

 

회자되어 궁금증을 담아 읽어 내려간 책이었다.  사실 다시 말하지만 나란 독자에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듯 싶다.

심하게 적나라하다 못해서 비약적인 이야기 전개에 단지 뭇 사람들이 와 대단한데 하는 단순한 감탄사를 날리며 이 책 내용 훌륭하다 라고 말할 자신도 없고,

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이런 책속 이야기들이 현실화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어쩔 수 없다면 이기적이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연관 없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었음 좋곘다.  이기적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개인적으로 눈앞에서 목격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