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 제목처럼 남자와 여자는 너무 다른 존재인 것 같다. 표현하는 방법도, 생각하는 방법도, 이해하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남자와 여자처럼 어렵기만 한 관계가 또 있을까?

‘남자를 위하여’ 이 책은, 각기 다른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서부터 시작한다. 남자의 심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으나 여자가 관찰한 남자의 관점으로 굳이 남자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여자로서 바라본 남자의 심리는 꽤 흥미롭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해결하지 못한 체 머릿속 어디선가 엉켜있던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해 “결코 풀 수 없는 문제”라고 각인되어 가고 있던 의문덩어리들을 꺼내어 속 시원히 풀어주고 있는 듯 하다.

“남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생색내고 대접받고 싶어한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은 말하지 않아도 정해진 형식적인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사회생활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입장에서 그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였다.

가끔 내 남자가 자기가 가장임을 어필하며 생색낼 때, ‘뭘 또 그렇게까지 생색을내’ 라고 하며 무시하기를 여러 번. 하지만 남자의 심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동안 답을 내지 못하고 엉켜져 내 의문 속 어딘가에서 “결코 답을 낼 수 없는 문제”라고 각인되어 답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은 문제들에 답을 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의 후반부를 읽어갈 때에는 그 의문의 실타래가 많이 풀려진 듯한 느낌이기도 했다.

내가 지금까지 무시하고 넘어갔던 수많은 내 남자의 행동들에 이유에 원인이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나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남자들의 심리적인 면에서 당연했을 것이라는 걸 알게 되는 흥미로움이 있는 듯 하다.

“남자들이 가장 난감해 하는 대목은 여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해 본적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로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여자의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져 갈수록 남자는 여자와 경쟁해야 하고 혹여나 여자가 자신들을 뛰어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을까 그 것이 남자에게 큰 영향이 되어 사회적 남녀불평등이 나타나는 건 아닌지 여자인 나의 입장으로만 생각해보았다. 나의 생각의 오류는 남자의 심리적인 면을 바라보지 못한 것. ‘남자의 심리’를 생각해본 여자가 몇 명이나 될까? 그것을 들여다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이 세상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더 크게 넓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해의 노력도 남자와 여자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듯 했다. 요즘은 특히 자기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들여다보기는 하지 않는 사회이니까.

하지만 결혼이 사랑의 끝이라고 믿고있는 이 사회에서 여자와 남자의 이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서로의 속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여자가 남자들의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법으로 남자의 심리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남자의 심리 요인들이 일어나는 이유와 그에 대한 설명을 이 책에서는 하고 있다.

“내 남자 사용안내법”.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스스로 책에 제목을 붙였다.

결혼 후 사사건건 이해되지 않았던 내 남자의 행동원인과 그에 대한 이유에 대한 이해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서로 스트레스를 만들었고 스트레스는 간혹 부정적 생각을 불러일으키게도 했다. 이해하려 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의문투성이 였던 내 남자의 행동의 특성이 모두 남자도 모르는 남자의 심리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게 흥미로울 뿐 이다.

그 속에는 그의 어린시절부터 그가 성장한 가정환경까지 생각해야했지만 내 남자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고민하게 된다.

책의 등장하는 남자들에 남편과 나의 아버지를 대입함으로써 그들의 행동방식과 심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함에 미워하고 원망하던 것들이 조금은 후련해 진 듯 하다.

남자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자신들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이야기. 조금만 이해하려 애쓰면 이해의 방법에 눈에 들어온다. 어떤 식으로도. 그 해결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이 책인 듯 하다.

여자가 괴뚫어 본 남자의 심리. 여자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것이고 남자들이라면 조금은 불편하겠으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거울 앞으로 갈 것 이다.

남자를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