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유럽 소설을 읽었다. 그것도 스웨덴 소설은 처음이다. 예전에 『유쾌한 천국의 죄수들』이라는 핀란드 소설 한 편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그 이웃동네인 스웨덴 소설에 조금 색다른 재미를 기대했다. 소재는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진부한 테마이지만, 그 설정은 도시여자와 농촌남자라는..아니 이것도 진부했던가? 아무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재미있게 읽었다. 빵 터트린 재미는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를 준다.

 

도서관 사서인 여자와 농장을 운영하는 축산업자 남자가 무덤이라는 장소에서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서로 다른 조건 때문에 강렬하게 끌려서 사랑을 하게 된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둘은 자연스럽게 차이를 인정하고 만남을 이어가지만, 점점 간극이 벌어져 결국에는 이별로 끝이 난다. 그러고 보니 심플한 책표지의 구두와 장화가 반대편을 향한 채 놓여있는 것이 이 소설을 아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색다른 재미이자 특징은 동일한 상황을 두고 남녀 간의 상이한 해석과 심리를 매 장 교차로 해서 따라가며 읽는 데 있다. 또 하나의 별다른 점을 얘기하자면 다소 의외의 결론이라는 점 정도가 아닐까. 그런데 책표지의 저자 소개를 보니 유럽권에서의 성공 이후 '가족무덤'이라는 가제의 속편이 나왔다는 소식이 있는데, 작가는 이미 속편을 염두에 두고 결말을 그렇게 지은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7년의 간격이 있는 것으로 봐서 그건 아닌 듯하다. 국내에도 속편이 출간되어 그 후의 스토리를 확인하고 싶다. 

 

옆무덤의남자, 카타리나마세티, 스웨덴, 유럽, 로맨스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