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behind the beautiful forevers

무심코 길을 걷다가 바닥에 떨어진 나사못을 보고 그냥지나칠수없었다. 지금도 인도의 빈민촌의 아이들은 이런것을 주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기위해 목숨을 걸며 주우러다니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안나와디란 어떤곳인가? 오수 웅덩이를 에워싼 형상의 빈민촌으로 주민들은 개구리를 잡아먹고 오물옆 풀을 뜯어먹고 사는 사람들도 적지않은 인도의 외곽지역이다. 그러나 조금만 옆으로 이동하면 공항이용객을 대상으로한 화려한 호텔이 5개나 있을정도이고 개발의 붐을 타고 번듯한 여러건물들이 세워지고 있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수없다. 오죽하면 안나와디에 사는 아이는 주변은 장미꽃밭 우리는 그사이 있는 똥같은 존재라고했을까.아무튼,아마도 책 표지의 배경이 안나와디가 아닐까싶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진 우직하고 앙상한 소년 압둘은 거의 모든 시간을 자신보다 부유한 사람들이 쓰고 버린 재활용품을 사고파는 일에 전념해왔다. 그일은 대다수 인도인이 혐오하는 일이었고 무슬림이여서 더더욱 천대를 받기도 하였지만 그는 작은 희망의 끈을 붙잡고 열심히 일한다.

압둘을 비롯 비슷한 연령대의 안나와디의 어린 소년소녀들은 인근 콘크리트 공장에서 날아온 먼지와 자갈로 오염된 물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자라고있었다.너무 배가 고파서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고~ 돈이 될만한것들은 다 갖다팔아 먹을것을 해결해야하고 넝마주이생활로 몸엔 상처와 염증들 괴저병으로 썩어가는 육신을 덤덤하게 받아들여야하는 어린아이들. . .현실은 이렇게 잔혹했다. 내가 막연히 알고 있던 인도의 현실은 이렇게 참담했다.거기에 일조라도 하듯 이기적이고 위선으로 가득찬 어른들은 조금 약한 약자가 많이 약한 약자를 착취하고 온갖 구호물품들은 뒷거래되어지고 경찰마저도 부패한 그곳에서의 피폐한 일상을 읽으면서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시선으로 이해하기에는 도저히 납득할수없는 안나와디의 매정한 몇몇부모들~ 하기야 하루하루 먹고살아가는 이들에게 어쩌면 내가 너무 많은것을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른의 한사람으로써 안나와디의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운 맘에 고개를 들수가없었다.

 

 

하류인생에 속하는 부패한 여성 공무원 아샤, 아샤의 딸이지만 순수한영혼의 대학생 만주 , 쓰레기를 주우며 고된 삶을 살아가는 소년 수닐등 압둘의 주변인들에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스토리는 모두의 운명을 바꿔버린 사건으로 넘어간다.
"부자들은 어처구니 없는것들을 놓고 싸우잖아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그러지말라는법 있나요?"(본문중)

압둘가정의 평화와 작은 희망의 불씨는 옆집에사는 장애인 매춘부 의 거짓말로 모두 사라져버린다. 사소한 말다툼끝에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고 그 죄를 압둘의 가족탓으로 돌린것이다. 진실을 알고싶지않은 경찰들은 어른이고 아이고 상관없이 심한 매질로 원하는 증언을 얻고자한다. 돈으로 무엇이든 바뀔수있는 어이없는 관행과 관료들때문에 읽는 내내 분노가일었다. 압둘가족의 무죄를 아무리 외쳐도 진실은 돈만 따라다녔다. 어떻게든 남편 딸 아들을 감옥에서 빼내려고 안간힘을 쓰는사이 안나와디에서는 원인모를 변사체들이 생겨나고 이과정에서 쥐약을 먹고 죽음을 택하는 소년을 보면서 가슴이 무너지는것같았다.

개처럼 사는 사람에게도 나름대로의 인생은 있는 거잖아. 언젠가 엄마한테 매를 맞다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내가 말했어. 지금 이 순간, 엄마한테 맞는 이 순간이 평생 계속된다면 고약한 삶이겠지만 그런 삶도 삶일거라고.(압둘과 수닐의대화중)p298

맘고생 몸고생끝에 그들은 풀려났고, 인도에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보여주기식 선거운동이 계속되었다. 인도의 종교적 갈등 신분계급간의 차별과 불공정함이 이책에서 여실하게 드러났다. 안나와디 주민들은 정치참여에 적극적이였다. 이유는 표를 행사하는 행위, 그자체가 중요했던것이다.선거인 명부에 등록만 할수있다면 말이다.

이책을 읽어내는데는 꽤 시간이걸렸다. 나도 모르게 장면장면이 영화처럼 생성된탓도있겠고 많은 충격과 생각을 하게했기때문이다.
작가는 직접 인도에 거주하면서 관찰하고 인터뷰하고 목격한 사실에 근거하여 글을 썼다고했다. 그래서 책은 소름끼칠만큼 사실적인 묘사로 정보를 제공해준다. 한가지 확실한것은 가장낮은곳 사람이죽어가도 심드렁하게 바라보고 돈을벌기위해 어떤일이라도 해야하는 그곳에서도 희망은 존재한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