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하인라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면, 많은 경우에 군국주의적이며 극우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그의 책을 읽다보면 그러한 시선은 지극히 단편적이며, 제대로 책의 내용을 깊이있게 읽지 않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러한 나의 생각도 지극히 단편적인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로버트 하인라인의 작품들을 군국주의와 극우적인 성향에 가두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의 대표작인 '스타십 트루퍼스'와 같은 작품들에서 우리는 그러한 성향의 단면을 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책 속에서 로버트 하인라인이 보여주는 모습은 정반대의 모습에 더 가깝다. 극우와 국가주의 그리고 군국주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그 속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이 작품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에서 더욱 더 강하게 표출이 된다. 아니, 혁명이 이야기인 이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은 가장 선명하게 그러한 생각들에 대한 반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은 한마디로 '혁명'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도 단순한 혁명이 아니라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과 그 투쟁의 마지막에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것까지의 이야기를 이 속에서 잘 보여준다. 어쩌면 가장 혁명과 정부의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잘 풀어낸 대표적인 작품이 아닐까 한다. 더불어 혁명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혁명을 주도한 이들이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해서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이야기를 통해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로버트 하인라인이라는 작가가 혁명과 새로운 정부의 구성이라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있는 고민과 연구를 했을 지를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이 책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은 혁명의 과정을 무척이나 잘 보여준다. 더불어 그 혁명의 과정에서 펼쳐지는 지배하는 이들과 그 지배를 벗어나려는 이들의 입장이 잘 묘사가 되어있으며, 더 나아가 혁명의 과정에서 혁명의 가장 앞에 서있지는 않으나 혁명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민중에 관한 부분을 이 책은 무척이나 잘 담아내고 있다. 거기에 혁명의 과정에서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결국 혁명을 성공시킨 이들이 마지막에 해야 하는 선택에 대해서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이 책의 마지막에 우리가 만나게 되는 그 이야기들은 이 세상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혁명들과 그 혁명이 실패하는 이유에 대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은 그대로 혁명의 성공을 위해서 그 다음에 어떤 과정이 있어야 하는지를 무척이나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서 우리는 가장 마지막에 다양한 방법으로 이 책의 가장 중심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들이 퇴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부분을 쓰기 위해서 로버트 하인라인은 이 책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을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나 변화를 바라지만, 그 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지 못한 우리들에게 이 책은 무척이나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어쩌면 하나의 방향성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