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벨룽겐의 노래'는 무척이나 유명한 작품이다. 아마도 영화나 드라마, 혹은 그냥

이야기로도 한번쯤은 만났을 것이다. 때로는 다른 유명한 작품과 연결되어 이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만큼 '니벨룽겐의 노래'는 무척이나 유명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다른 고전들의 비극처럼 이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경험을 갖고 있는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또한 반대로 그렇기에 더욱 이 작품을 읽어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니벨룽겐의 노래'는 사실 조금은 지루한 느낌을 받게 된다. 조금은 딱딱한 느낌의 문

장이 계속되고, 지금의 감성으로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그 미사여구들은 부담스럽

다는 느낌을 받게도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니벨룽겐의 노래'는 생각보다 훨씬 흥미진

진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것은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지금 만나고는 하는 '판타지'들

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그너'의 유명한 '오페라'의 기본 줄거리이기도

한 이 작품은 그뿐만이 아닌 이후의 '판타지'들에서 중요한 장면들과 닮아있음을 알게

된다. 일종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을 그 장면들을 발견하는 것은 이 작품을 읽는 또 다

른 즐거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서사시'라는 이 작품의 특성 때문에 아

무래도 작품에 담겨진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는 것이 힘들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한 부분

들은 이 작품을 마지막까지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부분을 만들어 준다. 특히나 유명한

'판타지의 고전'이며 또한 '판타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반지의 제왕'의 장면 장면

을 연상시키는 아이템들은 왜 이 작품이 다른 '판타지'들의 '원형'을 보여주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또한 이 작품은 그러한 '원형'에 더해지는 미사여구로 포장된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 너무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이 딱딱한 이야

기를 흥미롭게 만든다.

  세상에 만들어지는 모든 이야기들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사람의 욕심이라는 부분으로 모아진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지금의

도덕적 관념으로는 결코 훌륭한 인격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 못한다. 결국 모두가 불행

해지는 이 이야기의 모두의 결말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들의 불

행이 욕심이나 질투와 같은 지극히 원초적인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낸다는 것에서 우리

는 다른 의미에서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인간의 이야기를 이 작품 '니벨룽겐의

노래'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가장 특별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사실 '서사시'라는 그 장르를 제대로 살리면서 번역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서사시'라는 것이 사라지는 장르의 모습을 보이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고전이라 불리는 것은 그러한 부분을

포기하고도 여전히 지금도 유용한 인간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판타지의

원형', 그 속에 담겨진 '인간의 이야기'를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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