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순검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공중파에서 방송을 한 다음에 케이블로 옮겨가 주

 

인공들이 교체되었지만 긴 시간 여러 시즌이 방송되었던 드라마였다. 더불어 우리나

 

라에서 시도된 거의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라고 할 수 있으며, 추리 드라마로도 상당

 

히 높은 완성도를 보인 드라마였다. 그리고 이 별순검은 당시의 과학수사와 구한말이

 

라는 시대적인 배경까지도 적절히 더하면서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주인공

 

들이 바뀌었음에도 전 시즌을 관통하는 하나의 사건을 중심에 두고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하나의 이야기처럼 만나게 한 드라마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한말이

 

라는 멸망이 예정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그 시대에 나름의 정의를 위해 노력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그 별순검의

 

매력을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이 수사전이다.

  수사전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

 

다. 하지만 그 수사라는 이야기에 더해지는 당시의 정치적인 환경이 수사전을 단순한

 

수사극에서 정치 수사극으로 바꿔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수사전을 생

 

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조금은 답답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기본적으로 수사전의 시작은 전형적인 수사물의 시작과 닮아있다. 더불어 첫 번째 사

 

건을 통해서 그 사건으로 이후의 이야기까지 서로 이어지는 하나의 큰 틀을 읽는 이

 

들에게 제시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결국 이 수사전이라는 수사극의 마지막까지 모든

 

등장인물들을 괴롭히는 과정이 되면, 그들의 역사적인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우리의

 

시선에는 더욱 괴로운 과정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만 끝이

 

나거나, 그런 이야기만이 연속이 되었다면 수사전은 그렇게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없

 

었을 것이다. 수사전은 그 답답한 이야기 과정에서 정치적인 대결과 구한말 나라의 미

 

래를 걸고 서로 각자의 정의에 따라 움직였던 이들의 이야기와 나라에 대한 생각의 갈

 

등,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나라를 팔아먹는 이들의 이야기까지 만

 

나게 된다. 그리고 그 큰 틀을 수사전은 몇가지의 사건과 그 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

 

를 통해서 큰 틀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미래를 향해

 

서 그들은 걸어가지만, 그럼에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희망을 안고 세상을 바꾸려

 

는 안타까움이 이 수사전을 단순한 수사극이 아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또 다른

 

이야기로 만들어낸다고 하겠다. 구한말의 그 슬픈 시간을 수사전으로 다시 한 번 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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