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동안 우리나라의 공중파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가 있다. 바로 오지에서 혹은 극한의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   터리였다. 물론 그 다큐멘터리는 단지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다루지는 않았다.   그 극한의 지역에서 살아가는 생명들과 그 극한의 자연을 이야기하면서 조금   더 사람들이 감정이입을 하기 쉽게 사람을 그 중심에 넣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그리고 그 다큐멘터리들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그래서 현대적이고 발전된   문명에서 살아간다는 우리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기회를 주었다. 이 다큐멘   터리 최후의 툰드라도 그러한 작품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 최후의 툰드라는 시베리아의 툰드라 지역과 그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   는 생명들 그리고 그 자연과 더불어 그 지역에서 살아온 인간들의 이야기를 보   여주는 다큐멘터리다. 기본적으로 이 다큐멘터리는 사람들에게 집중해서 그 가   혹하다고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순록을 키우거나 곰을 사냥하거나 하면서 살아가   는 유목민들의 생활과 나름의 방법으로 혹은 시대에 떠밀려 새로운 환경을 만들   고 그 속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만큼이나 시대에 떠밀려 변화   하는 자연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모습들은 결국 우리가 편리한 세상을 꿈꾸며   버렸던 과거의 모습과 겹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잃어버린 과거의 모습을,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서 최후의 툰드라는 그 인간에게 가혹한 자   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포기한 것들과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인간들의 발전 방향은 언제나 많은 이들의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것은 우   리가 편리를 위해 버린 것들이 과연 버릴 정도로 가치가 없었냐는 것에서부터 시   작해서 우리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망가뜨린 자연과 우리가 선택한 길을 걸으면   서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간 생명들의 엄청난 숫자와 함께 우리가 선택한 길을 다   시 한 번 고민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그 길의 관성은 지금의 길을 관성   이 있어 우리는 마지막까지 그 길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   래서 최후의 툰드라는 그런 우리의 선택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작은 정   답을 이야기한다. 이 최후의 툰드라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러시아의 정책   으로 유목민 아이들은 일정 나이가 되면 한동안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데, 그 아이들은 유목민의 떠도는 생활, 그 가혹한 자연과 함   께 하는 생활을 훨씬 행복하게 생각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   연을 버리고 무엇을 얻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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