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코믹스의 거대한 이벤트였던 '시빌 워'는 단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마블 코믹스에서 진행되는 모든 이야기의 '게임의 룰'을 바꾼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시빌 워'로 슈퍼 히어로들의 전쟁을 보여준 것을 통해 마블 코믹스의 세계에

 

서 일반인들이 슈퍼 히어로들에게 불신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고, 결국 그것

 

은 이후의 '시크릿 인베이전' 등의 사건을 통해서 완전히 그동안과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악당들과 슈퍼 히어로들의 위치가 정반대

 

가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가장 극단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썬더볼츠 악당을 믿다'가 아닐까 한다. '초인등록법안'을 둘러싼 슈퍼 히어로들의

 

전쟁이 악당이 슈퍼 히어로들을 사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작품 '썬더볼츠'의 주인공은 악당들이다. 그 국장은 유명한 '스파이더맨'의 숙적

 

인 '노먼 오스본'이고, 그 구성원은 너무나도 유명한 악당들인 '베놈'과 '불스아이'와

 

같은 이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주인공이라 하여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악당의 마음을 갖고, 단지 법의 이름을 앞세워 슈퍼 히어로들

 

을 사냥할 뿐이다. 그래서 '썬더볼츠'는 계속 아슬 아슬한 이야기를 만나게 한다. 하지

 

만 역시 이런 역전된 상황은 새롭고 신선한 매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것은 사실

 

이다. 이런 제대로 역전된 모습을 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우니 말이다.

 

  '썬더볼츠 악당을 믿다'에는 보통 이야기하는 메이저 슈퍼 히어로는 등장하지 않는

 

다. 그것은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영웅이 선악이 역전된 상황에서 체포당하는 모습을

 

독자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이미 '시빌 워'에서 많

 

이 봤던 모습이기도 하다. '썬더볼츠 악당을 믿다'는 그래서 이 뒤바뀐 상황에서 살짝

 

마이너 슈퍼 히어로들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썬더볼츠'는 악당일 수밖에 없

 

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 바뀐 '게임의 룰'을 다시 생각할 시간을 독자들에게 준다

 

고 할 수 있다.

 

  선악이 역전되는 이야기는 사실 오래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DC 코믹스의 '저스티

 

스'와 같은 작품도 악당들의 음모에 사람들이 속아 그렇게 선과 악이 역전된 세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썬더볼츠'는 일신교적인 DC와는 달리 다신교의 스타일을 보여주

 

는 마블다운 모습으로 그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여전히 악당인 이들이 법을 방패

 

로 저지르는 일들과 함께 '시빌 워' 이후에 해외로 망명을 고려하는 슈퍼 히어로의 모

 

습을 통해 선악이 뒤바뀐 이상한 세계, 그리고 그래서 더욱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닮은 모습을 보여준다.

 

썬더볼츠, 악당을믿다, 선과악, 뒤바뀐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