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는 '가수'다.

  가수로 데뷔를 하고, 가수로서 먼저 알려졌던 '이승기'는 하지만 어느새 '가수'로서

의 이미지가 줄어들고 있었다. 그것은 버라이어티의 MC로서의 역할에서도 어느 정

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성공한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스타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그것은 분명 사

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가수'라는 처음 '이승기'를 만나게 해

준 그 모습은 어느새 많이 희미해졌고, 그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었다.

  '이승기'는 최고의 스타 중의 한 명이지만, 또한 그 이미지에서 손해를 보는 부분도

갖고 있다. 그것은 역시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희미해진 것과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언제나 반듯한 '모범생'의 이미지가 강한 '이승기'이기에 '이승기'는 조금

멀게 느껴진다. 어느 조사에서 '아들'로 삼고 싶은 연예인으로 뽑혔던 것은 그러한 그

동안의 이미지와도 상관이 있을 것이다. '착한 이미지'의 연예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 부분 이상의 사랑을 받는다. 어쨌든 나쁜 사람들이 더 많은 이 세상에서 '착한 사

람'을 TV를 통해서라도 만날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조금은 위로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

다. 하지만 그 '착한 이미지'에 '모범생'이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지면서 '이승기'는 조

금은 친근감이 덜한 연예인이 되었고, 그가 처음 데뷔곡으로 불렀던 노래의 영향으로

조금은 선입견으로 보게 되는 연예인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이승기'는 '가수'의 이미

지가 흐릿해졌었다. 나에게 '이승기'는 '모범생 이승기'가 '착한, 그리고 열심히 하는

이승기'의 모습을 보여준 '1박 2일의 이승기' 그리고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이

승기'였다. 그렇던 '이승기'가 자신은 '가수'라고 주장하는 앨범을 들고 나왔다.

  이제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선입견'이라는 것은 뿌리 깊은 것이기에, 버라이

어티나 TV에서 많이 노출되고, 노래 이외의 활동에 더 주력하는 연예인들은 그들의 본

분이 '가수'라고 해도 조금은 선입견이라는 안경을 쓰고 그들을 보게 된다. 그래서 그

들은 '가수'로서의 자신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

야 하기 마련이고, 더욱 열심히 준비를 해야 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이 앨범은 그

동안 '이승기'가 준비한 그 어느 앨범보다 더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 앨범을 통해서 '이승기'는 자신이 '가수'임을 증명한다.

  세상에는 하루에도 무수한 음반들과 노래들이 쏟아진다. 그러한 음반들을 듣다보면

처음 듣고는 바로 좋다고 생각하게되는 음반들도 있고, 여러번 들어야 그 음반들의 좋

은 점을 찾을 수 있는 음반들도 있다. 그 어느쪽도 나쁘지는 않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

에 다가가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이승기'의 이번 앨범은 처음 듣

고는 '좋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앨범이다. 한곡 한곡을 들으면서 '이승기'라는 이름

이 갖고 있는 '선입견'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듣는다면 더욱 좋다. 물론 실력있는 가수

였기에 이런 앨범을 만들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꽤나 안정적인 노래와 귀에 잘

들어오는 노래들로 이 앨범은 채워져있다. 그리고 그 한곡 한곡이 참 따뜻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노래들이라는 것은 이 앨범이 지금의 매일 매일 조금씩 겨울로 가는 계

절에 더욱 잘 어울리는 노래들로 채워졌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앨범을 채운 '이

승기'의 목소리는 분명 특A급의 가수라고 한다면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이 앨범

을 듣는 이들에게 아주 잠시의 휴식일지라도 잘 선물하는 '노래'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

노래들을 통해서 '이승기'는 자신이 '가수'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욱 이 앨범은 '가수

이승기'의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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