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브야드 북'이라는 제목으로는 조금 그 느낌이 덜하지만, 작가인 '닐 게이먼'

은 이 책을 유명한 소설인 '정글북'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다

시 보면 이 책으 제목인 '그레이브야드 북'에서부터 작가는 노골적으로 '정글북'을 따

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책을 펼치고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면 어느새 모습을

바꿔서 존재하는 '모글리와 친구들'을 독자들은 만나게 된다. 그것도 비슷한 구조에서

펼쳐지는 다른 이야기와 다른 메시지, 그리고 다시 '정글북'의 마지막 메시지로 이어

지는 이 책 '그레이브야드 북'은 그렇게 우리 시대의 '정글북'으로 다시 되살아난다.

  이 책의 이야기들과 등장인물들에서 아마도 독자들은 '정글북'의 이야기와 등장인물

들을 완벽하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정글북'이 아직 읽지 못했어도 그 내용

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친숙한 이야기이기에 '그레이브야드 북'을 읽는 이들은 그렇

게 새로운 '정글북'을 만나게 된다.

  마치 '모글리'가 늑대들과 생활하게 되는 '정글북'이 초반이 연상되는 이야기의 시작

에서부터 한명씩 '정글북'의 등장인물과 대입되는 '그레이브야드 북'의 인물들은 그렇

게 더욱더 친숙함과 더불어 독자들을 이야기로 끌어 당긴다. 그렇게 흥미로운 시작을

보인 이 작품은 차츰 '공동묘지'에서 살아가는 '노바디'의 이야기와 함께, 그런 '노바

디'의 성장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을 망치는 조직에 대항하는 인간이 아닌 존

재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

는 '노바디'와 이미 생명이 다해서 시간에서 자유로워진 '공동묘지의 존재'들과의 차이

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함께 펼쳐진다. 그리고 이야기의 처음과 마지막을 사실상 장식

하는 '살아있는 소녀'와의 만남은 '그레이브야드 북'의 메세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 '노바디'의 선택의 가장 큰 이유가 된다.

  '그레이브야드 북'은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다른

세계의 경계선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안전하게 자라는 '노바디'는 성장하

면서 차츰 '공동묘지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은 다시 험난한 현실

의 세계로 걸어나가게 된다. 물론 생명을 위협하는 그 거대한 존재들은 이미 사라졌지

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세상은 그 외에도 너무나 위협적이고 험난한 공간이라

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정글북'의 '모글리'가 결국은 다시 인간의 세

상으로 나아가게 만든 것처럼, '그레이브야드 북'의 '노바디'를 인간의 세상으로 내보낸

다. 그것은 어쩌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간

은 땅에 두발을 딛고 살아야 한다는 것과 이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보통의 이

야기였다면, 오랫동안 친구였던 '소녀'와 '노바디'가 함께 세상으로 떠났겠지만, '노바

디'가 혼자 세상으로 나가게 하는 것으로 작가인 '닐 게이먼'은 살짝 '사람이 세상을 살

아가는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험난하고

위협적인 세싱이라도 스스로 혼자의 힘으로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그레이브야드북, 닐게이먼, 공동묘지, 정글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