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그 출연진에서부터 화려한 영화다. 아마도 우리나라 영화

 

계에서 지금 배우 몸값으로는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영화

 

가 바로 도둑들이다. 그리고 그것에 더해서 추억을 자극하는 홍콩 영화배우까지 등

 

장하는 이 영화 도둑들은 화려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그 내용에 있어서

 

까지 도둑들은 훔치는 재미와 더불어 각자의 이야기를 나름대로 잘 이어내는 방법

 

을 통해서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감독들 중에

 

서 장르 영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감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최동훈이라

 

는 감독의 역량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이 도둑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이 영화 도둑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역시 감독인 최동훈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필모를 장식하는 영화들인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를 생각

 

하면 최동훈이라는 감독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

 

리고 살짝 튀어보이는 전우치까지 최동훈 감독의 영화들은 모두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바탕에 두고 만들어지는 영화

 

라는 것이다. 더불어 전우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범죄 영화라는 장르를 가장 잘 이해

 

하고 풀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최동훈의 영화들은 하나의 길을 걸어서 다

 

음 영화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의 연장선에 이

 

영화 도둑들이 자리한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들 중에서 지금까지 가장 마지막에 만

 

들어진 영화이기에 도둑들은 또한 감독이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의 가장 완성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말이다.

  도둑들은 최동훈 감독이 그려내는 장르 영화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이

 

존재하고, 그 사건의 진행 과정을 보여주면서 또 다른 방향에서 그 사건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을 통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러한 최동훈 감독 특유의

 

영화 스타일이 도둑들에서도 잘 보여진다. 태양의 눈물이라는 다이아몬드를 훔치려는

 

시도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서 도둑들이 모인다. 하지만 각

 

자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도둑들은 각자 다른 방법으로 이 다이아몬드 훔치기에 뛰어

 

들고 그 각각의 욕망이 사건을 꼬이게 만든다. 그 모든 이야기들이 바로 도둑들을 잘

 

만들어진 장르 영화로 만든다. 그리고 시기를 놓치지 않고 그 각각의 욕망이 만들어내

 

는 각각 다른 사건의 방향들을 적절하게 보여주는 방법을 통해서 도둑들은 복잡하면서

 

도 결코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게 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는 전형적인 홍콩영화

 

스타일의 액션장면을 통해서 향수를 자극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역시 이 영화 도둑들의

 

가장 큰 즐거움은 꼬아놓은 그 모든 이야기들이 결국은 어이없을 정도로 딱딱 맞아들어

 

가면서 만들어내는 큰 그림을 영화를 잘 따라간 이들은 확실하게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영화 감독들은 분명 헐리우드 키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성을 바탕에 두고 그동안 만난 다른 영화들에서 배운 것들을 하나로

 

합친 위에 자신의 개성을 풀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분명 그렇게 해서 만들어내

 

는 영화들은 영상도 내용도 충분히 즐겁고 흥미로운 영화들이지만 따라가기 쉽지 않은

 

영화들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최동훈 감독의 존재는 더욱 특별하다. 가장 우리가 보

 

고 자란 장르 영화들과 가까운 영화를 만들면서도 가장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감독이

 

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최동훈 감독의 장점이 가장 잘 보여지는 영화가 바로 이 도

 

둑들이다.

도둑들, 최동훈, 장르영화, 김윤석, 이정재